경제·금융

[경제부총리 한덕수씨 유력] 7일간의 인선스토리

여론 떠보기…결국 도덕성 택해

무성한 뒷말을 낳고 있는 경제총리 인선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청와대는 14일 또는 15일 께 이헌재 부총리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경제부총리 인선을 매듭지을 방침이다. 지난 7일 부동산투기 의혹으로 이헌재 부총리가 사임한 지 일주일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해일에 휩쓸려가는 장수를 붙잡으려고 허우적거리다가 놓쳐버린 것 같은 심정’이라며 서한을 청와대 홈페이지에 띄운 지 하루만인 지난 9일 후임 부총리 인선의 첫윤곽이 드러났다. 강봉균 열린우리당 의원과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간의 2파전 압축 구도. 그러나 이 양상은 하루 만에 상황이 180도로 바뀌었다. 청와대는 이튿날인 10일 오전 신명호 법무법인 태평양고문을, 오후에는 한덕수 국무조정실장을 비공개적으로 후보군에 올렸다고 했다. 10일 밤부터 청와대와 여권에서는 한덕수실장의 기용가능성이 무게가 쏠리기 시작했다. 유력 후보였던 윤증현 금감위원장은 11일 대통령업무보고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아예 고사의 뜻을 공개적으로 피력, 전날 관측을 뒷받침했다. 윤위원장은 지난 8일과 10일 참여연대로부터 두차례에 걸쳐 ‘부적격’ 시비에 만싱창이가 됐다. 강봉균 의원은 여론검증과정에서 아들병력시비로 회복불능의 타격을 입었고, 신고문 역시 ‘왜 율산 인맥이냐’, ‘과거의 인물이 지금 왜’라는 꼬리표가 붙였다. 반면 한덕수 실장은 주말을 고비로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이어갈 수 있는 ‘안전운항’의 적임자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신임 경제사령탑으로 무게중심이 급격히 쏠렸다. 한마디로 도덕적으로나 업무수행력 측면에서 ‘무난한’ 인물이라는 게 청와대 안팎의 진단이다. 경제부총리 인선과 관련한 7일간의 스토리를 보면 청와대가 여론을 통한 도덕성 검증에 치우친 나머지 ‘누가 일을 더 잘 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적임성 평가에는 소홀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결국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부총리의 사임을 수용함으로써 새 경제사령탑 인선까지 대가를 톡톡히 치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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