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증권투자자금이 5분기째 유출 초(순유출) 현상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현행법상 외국인이 주식 등에 투자하려면 증권투자자금 계정을 만들고 이곳을 통해 원화로 바꾸거나 달러로 환전해야 한다. 증권투자자금이 순유출을 보이는 것은 원화로 들어온 외자보다 달러로 바꿔 나간 돈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우리 주식 등을 팔아 원화로 갖고 있지 않고 달러로 환전, 한국을 떠났다는 의미다. 재정경제부ㆍ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 1ㆍ4분기 증권투자자금으로 518억달러가 유입됐다. 반면 유출된 규모는 523억달러로 5억달러가량이 순유출된 셈이다. 증권투자자금은 분기 기준으로 지난해 1ㆍ4분기부터 순유출 상태가 계속돼 5분기째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해의 경우 증시 부진, 북핵 문제 등으로 유출 여지가 적지않았으나 올 들어서는 이 같은 불안요인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점이다. 이렇다 보니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유출되는 자금이 언제 유입됐는지는 알 수 없다”며 “만약 원화당 달러가 1,000원대 들어온 자금이라면 지금쯤 빠져나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즉 원화 강세ㆍ달러 약세가 지속됨에 따라 환차익만으로도 충분한 수익을 거뒀고 올 들어 주식 값 상승으로 자본이익도 거둬 ‘꿩 먹고 알 먹기’가 가능한 구조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주식 값이 너무 올라 경계 차원에서 한국에서 자금을 빼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관계자는 “올 들어 1ㆍ2월에는 증권투자자금이 순유입을 유지했으나 3월 들면서 유출로 바뀌었다”며 “경계 차원에서 외국 자금이 한국을 빠져나가지 않았나 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