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백제 말기에 백제인들이 처음 만들어 사용하다가 100여년 뒤 신라인들이 재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분이 경기 안성에서 발견됐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한국문화유산연구원(원장 박상국)은 안성 두교리-죽산간 도로건설공사 구간에 포함된 안성시 죽산면 일대를 조사한 결과, 횡혈식 석실분(橫穴式石室墳ㆍ무덤으로 가는 통로를 별도로 마련한 돌방무덤) 3기를 비롯해 삼국시대 석곽묘(石槨墓) 10기, 고려ㆍ조선시대 토광묘 48기 등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출토 유물로 볼 때 이 중 석실분 3기는 백제가 한성에 수도를 둔 시기(BC 18~AD 475)에 처음 축조돼 사용됐으나 100~150년 가량 지난 뒤에 신라인들이 재활용한 무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단은 추정했다.
무덤 내부 토층면을 확인한 결과 백제계 유물이 안치된 위쪽으로 약 10㎝가량 흙을 덮고 정지한 층이 있으며 그 위에 신라계 유물이 놓여 있었던 것.
이처럼 백제인이 만들어 신라인이 재사용한 고분은 충북 청원군 주성리 유적과 경기 하남시 광암동 고분군 등지에서 확인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