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윤리경영이 경쟁력이다

최근 미국 엔론사의 파산과 분식회계 등 불법행위는 기업의 자발적인 윤리준수 노력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사건이었다. 근자에 이르러 발생했던 국내의 페놀사건이나 공업용우지 사건을 굳이 들지 않더라도 이웃 일본의 경우도 식품업체인 유키지루시(雪印)사의 도산, 아주 가깝게는 미국의 통신업체인 월드컴의 회계조작사건에 이어 복사기 메이커인 제록스사의 이익 과다계상건도 윤리경영에 대한 커다란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심리가 더욱 높아지고 분식회계와 주주대표소송이 크게 문제화됐으며 제조물책임(PL)법도 발효됐다. 이제는 사회적 물의나 지탄을 받는 비윤리적 경영을 배격하고 신용을 중시,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며 객관성을 강조하는 고객가치중심의 투명경영을 해나가지 않으면 기업의 존립자체도 위협받게 되는 상황까지 이른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지 않으면 안될 때라 하겠다. 기업윤리란 기업경영 과정에서 나타나는 행동이나 태도의 옳고 그름을 구분해주는 도덕적 판단기준이나 가치체계로 기업행동과 의사결정의 기준이 된다.? 미국 조지아대학의 캐롤(Carroll)교수는 현대사회에 있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경제적 책임과 법적 책임, 윤리적 책임 그리고 자선적 책임으로 구분하고 있다. 여기서 윤리적 책임은 법적으로 강요되지 않아도 사회통념에 의해 형성되는 윤리적 기준을 기업이 자발적으로 따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윤리경영이란 기업의 법적ㆍ경제적 책임수행은 물론이고 사회통념적으로 기대되는 윤리적 책임의 수행까지도 기업의무로 인정하여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자세로 기업윤리 준수를 행동원칙으로 삼는 경영을 말한다고 할 것이다. 기업윤리의 준수는 기업의 역할이나 활동이 사회적 정당성을 획득할 수 있는 기반이 되며 장기적인 측면에서 조직의 효율성의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인적자원 관리와 생산성 향상의 측면에서도 경영윤리의 중요성이 있다. 구성원의 정당한 대우가 보장되는 등 높은 수준의 윤리성이 유지되는 기업에서는 구성원은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고 열심히 일하려는 의욕이 생겨나 생산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윤리경영은 기업이익을 극대화하고 장기적으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할 것이다. 포춘지가 선정한 5년 연속 '존경받는 기업 1위'의 제너럴일렉트릭(GE)사는 윤리경영을 기업경쟁력의 핵심으로 보고 있고 존슨&존슨사도 윤리경영을 앞세워 위기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윤리경영의 모델기업으로 존경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 등 대기업들은 준법감시인제도를 신설하고 기업윤리헌장을 선포하는 등 윤리경영체제 구축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상과 같이 윤리경영은 기업성장은 물론 생존을 위한 필수요건이 되고 있는 바, 그 정착을 위해서는 특히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적극 실천해나가야 한다. 첫째, 최고경영자는 윤리경영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전환을 통해 윤리적 리더십을 높이고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둘째, 달성가능한 현실적 목표를 설정하고 구성원들의 권한과 책임 내에서 합리적으로 이를 수행함으로써 기업가치를 높이고 회계감시 기능강화 등을 통해 실질적인 윤리경영 활동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셋째, 경영자는 의사결정을 위한 윤리지침이나 평가지표 마련 등 기업 내 제도화를 통해 경영활동 과정에 반영시키고 인력관리와 동기부여의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 넷째, 기업 윤리수준 향상을 위한 사내외 교육을 강화하고 선진 우수기업 사례의 벤치마킹을 통해 윤리적 가치관과 의식을 고취시킴으로써 윤리적 행동을 기업문화로 정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한다. 이를 위한 선결요건으로 사회전반의 규제완화와 투명성을 적극 높이기 위해 각급학교 교과과정 개설 등 평생교육을 통한 윤리경영 인프라를 구축, 관련 우수기업을 우대하는 사회적 분위기조성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조태현(한국금융연수원 자문교수, 경제학박사 배재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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