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 뜬다" 부동자금 유상증자로 몰려

실권주 일반공모 청약경쟁률 1,500대 1까지 '과열 양상'<br>묻지마 투자^기업 모럴 해저드 부추길 우려 커 주의해야


증시가 반등 기미를 보이면서 부동자금이 상장사의 유상증자로 몰리고 있다. 6월 들어 주주배정 유상증자 청약률이 대부분 90%를 넘어섰고 실권주 일반공모 청약경쟁률은 최고 1,500대1까지 치솟아 과열 기미마저 보이고 있다. ◇부동자금 유입에 유상증자 경쟁률 수백대1 달해=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17일 LG이노텍이 진행한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실권주 일반공모에 1조5,450억원의 청약금이 몰리면서 35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4월 주주배정 방식으로 249만주 유상증자를 실시했는데 구주주 청약으로 245만여주가 소화됐고 실권주 공모는 3만3,550주에 대해서만 이뤄졌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앞으로 기업 전망이 좋고 현 주가와 공모가(13만800원) 사이에 20% 정도 차이가 벌어져 있어서 주식 투자가치를 높이 산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달초 현우산업의 실권주 일반공모에서는 3만주 공모에 3,410억원의 청약금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무려 1,512대1을 기록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유비프리시젼이 주주배정에서 91%의 청약률을 기록한 후 실권주 31만주에 대해 18일 일반공모한 결과 35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에임하이도 실권주 250만주의 일반공모에서 9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유상증자 청약열기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가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주주배정 유상증자 주청약률은 평균 80%, 실권주 일반공모 청약경쟁률은 76대1에 그쳤다. 증시가 회복세를 타면서 시중자금이 성장성 있는 상장사의 유상증자에 몰려들고 있는 셈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주가가 반등세를 타고 있고 기업내용도 전망이 밝은 기업의 증자에 유동자금이 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차익 노린 '묻지마투자' 주의=부동자금이 상장사의 유상증자로 몰리는 데 대한 과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유상증자가 현재 주가보다 저가로 이뤄지면서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인데 이는 앞으로 주가 급등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공모자금의 사용처에 대해서도 LG이노텍의 경우 공모자금을 'LED 시설조달' 자금이라고 밝히면서 유상증자가 오히려 시장의 호응을 얻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차입금 상환자금 마련 등 재무구조 개선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기업들은 적자를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일시적으로 메우는 데 불과해 향후 전망이 밝다고 할 수 없다. 일부 기업의 공모 '대박'이 기업측의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를 부른다는 목소리도 있다. 쉽게 유상증자에 성공하면서 한계기업이 살아남게 되기 때문이다. 히스토스템은 지난달말 10억원의 전환사채 발행에 성공한 뒤 지난 16~17일 다시 일반공모 방식으로 10억원의 유상증자를 시도했지만 전액 미청약되면서 발행이 무산됐다. 이 회사는 신주 발행가액을 기존 주가에서 15%나 할인된 1,915원으로 정했었지만 이후 주가가 떨어져 18일 현재 1,530원에 머물고 있다. 금융감독원 기업공시팀 관계자는 "증시가 급격히 꺾이지 않는다면 당분간 공모청약 열기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청약과열이 일반투자자의 '묻지마 투자'를 부추기거나 인수회사의 모럴해저드를 부추기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최수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