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수십명에게 향응과 금품을 제공했다는 이른바 '검사 스폰서' 의혹을 제기한 전 건설업자 정모씨가 27일 진상조사단의 첫 대면조사를 받았다.
검사 스폰서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민관 합동 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성낙인 서울대 교수) 산하 검찰 진상조사단(단장 채동국 대전고검장)은 이날 정씨를 부산고검으로 불러 검사 향응 제공 주장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을 듣고 이를 영상으로 기록했다.
진상조사단은 그동안 정씨의 진정서와 수첩 등을 토대로 기초 조사를 벌였지만 이날 오후부터는 정씨의 진술을 듣고 정씨가 향응에 사용했다고 주장한 수표 등의 계좌추적, 음식점 현장 조사 등에 나섰다.
진상규명위원회는 정씨의 진정서에 검사 접대에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수표번호가 기재돼 있기 때문에 계좌 추적을 할 경우 접대 여부의 진위를 밝힐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진상규명위원회의 하창우 대변인(전 서울변호사회 회장)은 "정씨 조사가 끝나면 조사단이 곧바로 실명이 거론된 현직 검사 28명을 우선 소환하고 이어 명단에 언급된 전∙현직 검사와 관련자 등 모두 100여명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공소시효나 징계시효에 구애 받지 않고 신속하고 철저히 조사하겠다"며 "정씨의 진정서를 따지고 보면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대상은 얼마 없지만 검찰의 신뢰가 걸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에 구애 받지 않고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의혹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거론된 박기준 부산지검장은 법무부의 직무배제 조치로 26일부터 휴가를 내고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