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선 돈 안풀어 '돈맥경화' 여전

고금리 예금등에 급속 자금유입 불구

고객들의 안전자산 선호와 은행들의 고금리 예금상품 판매가 맞물리면서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몰려들고 있지만 은행이 돈을 움켜쥐고 풀지 않아 '돈맥경화' 현상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증시와 펀드에서 빠진 돈이 은행 예금과 MMF 등에 잠겨 있어 돈의 물꼬를 터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달 동안 은행 예금은 22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9월 증가액 7조4,000억원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은행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고금리 예금을 집중적으로 팔면서 정기예금이 19조원이나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과 정부가 시중에 공급했거나 공급 예정인 자금도 20조원에 달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4일 환매조건부(RP) 방식으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을 대상으로 2조원을 푼 데 이어 31일에도 RP 매입을 통해 1조원을 공급했다. 총액한도대출 규모도 6조5,000억원에서 9조원으로 2조5,000억원 늘렸고 이달에도 은행채 등을 포함해 4조원가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여기에 금융위원회는 1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 조성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시장의 유동성은 여전히 말라 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최근 한달 동안 기준금리를 5.25%에서 4.0%로 1.25%포인트나 낮췄지만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는 0.48%포인트, 3개월 은행채 금리는 0.81%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3개월 기업어음(CP) 금리는 0.02%포인트 떨어졌고 회사채 3년물 금리는 10월 말 8.13%에서 19일 현재 8.68%로 오히려 올랐다. 전문가들은 시장에 대한 불신이 자금의 물꼬를 틀어막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은행의 실적악화에 대한 불안심리가 은행들이 돈을 못 풀도록 한다"며 "우량기업과 부실기업이 아직 명확히 갈리지 않은 것도 대출에 대한 불안감을 높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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