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창립 60주년 통일교를 말한다] <하> 안갯속 후계구도

"승계자 결정 안돼"… 차기 교주 놓고 또 집안싸움 가능성

창시자 문선명이 지난 2012년 타계한 후 통일교를 이끌 차기 교주(총재)는 누가 될지 오리무중이다. 알짜배기 통일교 재산인 여의도 부지 소유권을 놓고 벌인 자식간 싸움은 일단락됐지만 차세대 교주 선정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 또 다시 집안싸움이 재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인종, 국가를 뛰어넘는 세계평화 통일이라는 원대한 문선명의 꿈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먼저 사업적 측면이든, 종교적 측면이든간에 후계 구도가 정리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학자 총재가 전권…"승계자 결정 안 됐다"=문선명 전 총재는 지난 2012년 타계하기 전 이미 사업 쪽 후계자는 4남 문국진(44)씨, 종교 쪽 후계자는 7남 문형진(34)씨로 낙점했다. 하지만 생전에 이미 공동총재로 활동해온 문선명의 부인인 한학자 총재가 2대 교주로서 사실상 모든 권한을 장악하고 측근들이 요직에 자리하고 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측은 이미 "한학자 총재가 '참어머니'로서 문선명 총재를 대신하는 동시에 동격·동위로서 그 사명을 수행한다"고 천명한 바 있다. 명목상이나마 문형진 씨는 교단 쪽 직함을 갖고 있다지만, 문국진 씨와 함께 미국에 머무는 상태다.

관련기사



이는 통일교 측과 거리를 두며 독립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3남 문현진(45) 씨와의 소송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지난 2005년 문현진 씨는 통일교 측을 대표해 시행사 Y22프로젝트금융투자와 여의도 국제금융업무지구 요지에 있는 4만 6,465㎡(1만 4,000여평)에 대한 99년 지상권 사용권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문현진 씨가 통일교에서 갈라져 나가면서, 문국진 씨가 문 전 총재의 뜻에 따라 이 계약이 무효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소송에서 통일재단이 패소하고, 이 과정에서 문국진·문형진 씨 모두 사업·교단 내 핵심적인 지위를 모두 내놓게 됐다.

통일재단 안호열 대외협력본부장은 "2대 교주인 한학자 총재는 '참부모'로서 문 총재와 나란한 지위이지만, 계승자는 그 뜻을 이어가는 것이지 동격이 아닙니다. 현재 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이 그 자리에 있지만, 다른 경우도 가능합니다"라며 여지를 남겼다.

◇2020년 1,000만 신도 '비전2020' 선포…2~3세대 지도자 양성=지난해 2월 통일교 최대 명절인 기원절 행사에서 한학자 총재는 문 전 총재 탄생 100주년인 2020년을 목표로 '비전 2020'을 선포하고, 전 세계 신도 1,000만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기존 교구조직을 21개로 정리하면서 협회본부국을 신설했고, 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천주평화연합·세계평화여성연합 등도 세계평화운동과 남북통일운동에 적극 나설 것을 지시했다. 세계선교본부는 한 총재가 직접 주관하게 된다.

양창식 통일재단 세계의장은 문 전 총재 사후 통일교 내부적인 변화들에 대해 '시스템을 갖춰가는 과정'이라고 요약했다. 그는 "문 전 총재는 세계적으로 다양한 사업을 시작했고, 한 총재는 이를 다시 통합하고 내실화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한 총재가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2~3세대 신도들이 바른 신앙을 갖고 발전할 수 있게 하는 교육적 투자이고, 동시에 문 전 총재의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입니다."고 말했다.


이재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