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3ㆍ4분기 실적 기대감에 국내 은행주들이 모처럼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 해결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도 은행주 상승세에 힘을 실어줬다.
KB금융지주는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5.97%(2,250원) 오른 3만9,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우리금융지주(5.42%), 하나금융지주(5.09%), 신한금융지주(2.60%) 등 주요 은행주들이 동반상승했다.
은행주들은 최근 미국 부채한도 협상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며 조정을 겪었지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자 투자심리가 회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금융시장과 경기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은행주들이 미국 부채 문제의 불확실성 해소 가능성에 매수세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특히 기관투자가들이 대거 은행주들을 사들였다. 기관투자가들은 이날 하루 KB금융을 324억원어치 사들인 것을 비롯해 하나금융(205억원), 신한지주(199억원), 우리금융(86억원) 등을 집중 매수했다.
은행주들의 3ㆍ4분기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원화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며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달 은행의 원화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2% 증가한 1,098조6,000억원을 기록해 올 들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태도 완화와 추석자금 공급 영향으로 중소기업대출이 지난달보다 4조1,000억원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출성장률의 완만한 상승세와 일회성 손실요인 해소 등도 은행들의 실적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심현수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위험지표가 낮아지고 가계 부문 대출 중 은행권이 담당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내년에도 은행권 대출이 증가하면서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고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증권 감액손실 등 일회성 손실요인이 해소되면서 3ㆍ4분기 은행업종 순이익 합계는 전 분기 대비 30.7% 증가한 1조9,000억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은행주들의 저평가 매력도 높다는 평가다. 강혜승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기업 관련 충당금 부담은 지속적으로 존재하지만 규모나 그에 대한 우려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 측면에서 볼 때 2ㆍ4분기에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며 "불황 국면을 통과해 턴어라운드 시점에서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이 낮은 은행주가 다른 업종과의 밸류에이션 갭을 좁히며 양호한 주가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