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몸집을 불리기 위해 또 다시 인수합병(M&A)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권은 자본시장통합법과 향후 보험업법 개정 등을 통해 증권ㆍ보험부문의 중요성이 부각되는데다 ‘복합 금융상품’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보험, 증권 등 다른 금융회사 인수에 박차를 가하는 추세다. 금융회사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추가적인 성장을 위해 인수합병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증권사’ 인수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추진중이다. 최근 한누리증권 인수경쟁에 불을 당긴 곳도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자회사 KB생명은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보험보다는 증권부문 강화가 ‘발등의 불’이다. 증권사를 인수할 경우 KB자산운용과의 시너지를 통해 ‘펀드 판매 1등은행’의 입지를 굳힐 수 있으며, 앞으로 투자은행(IB)부문을 강화하는데도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SC제일은행도 국민은행에 맞서 한누리증권 인수경쟁에 뛰어들었다. SC제일은행은 미국에 있는 대주주와의 접촉을 통해 상당 부분 협상을 진전시켰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금융과 기업은행은 최근 들어 보험사 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이미 LG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지주회사 내에서 가장 취약한 ‘보험’ 부문을 보강하는 전략을 추진중이다. LIG생명 인수를 위한 예비제안서를 제출한 것도 3대 금융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기 위한 포석이다. 은행권에서는 우리금융이 보험사 인수를 마무리하면 곧바로 카드부문 성장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기업은행도 강권석 행장 연임 이후 ‘시중은행’ 이상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에 적극적인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까지 적극적인 보험사 인수 의지를 표명했지만 최근에는 증권사 인수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다. 기업은행은 올 연말까지 증권사 인수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투자은행(IB)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증권사를 인수하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 금융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제1금융과 제2금융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비한 금융사와 그렇지 못한 금융회사간의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은행권이 쌓아놓은 실탄이 많은 데다 증시가 호황을 보이면서 금융사 몸값이 올라가면서 매물도 늘어나다 보니 금융권의 M&A 여건이 한층 무르익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