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벤처기업과 대·중소기업 협력/송장준 중기연 연구위원(여의도칼럼)

요즘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발전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벤처기업을 육성하자는 국민적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다. 벤처기업이 과연 성공적으로 성장해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또 벤처기업이 대기업·중소기업간에 어떤 관계를 가져올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보자.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대기업·중소기업 관계는 이분법적 시각에서 제로섬게임으로 파악한 면이 짙었음이 사실이다. 대기업에의 여신증대는 중소기업에 금융핍박을, 대기업의 우수한 노동력 집중현상은 중소기업의 노동력 기근 (그에 따른 기술의 열위), 대기업의 원가절감 운동은 중소기업의 납품단가인하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대·중소기업의 배타적관계는 벤처기업의 성공적 육성과 더불어 어느 정도 새로운 국면을 맞지 않을까 예상된다. 벤처사업은 성공가능성이 높지 않은 불확실성과 빠른 기술변화가 특징인 하이테크산업분야에 주로 치중된다. 따라서 기술개발에서 정상적 영업활동에 이르는 사업초기단계에서는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유리한 입장에 있다. 왜냐하면 기민성이 뛰어난 중소기업이 기술변화에 휠씬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사업실패때 입게 될 손실도 훨씬 적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업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면 대기업이 보다 더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된다. 이 때는 위험부담이 격감하고 거대한 판매망 등의 조직이 필요한데대기업은 안전하게 규모의 경제를 십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소기업은 기술개발을, 대기업은 판매를 담당하는 전략적 제휴가 이루어질 때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가 이득을 취할 수 있다. 또다른 협력가능성으로 중소기업이 사업초기의 성공을 이룬 뒤 대기업이 기업인수합병(M&A) 등의 방식을 통해 본격적 성장기의 사업을 수행하는 사업단계별 역할분담을 생각할 수 있다. 어느 경우든 벤처기업의 활성화는 대·중소기업간의 부정적인 관계를 상당히 개선시킬 것 같다. 물론 지금은 벤처기업이 가져올 대·중소기업간의 협력관계를 논하기 보다는 벤처기업의 성공적 육성방안을 논하는 것이 보다 더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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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장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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