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막가는 060 성인전화 "통화내용도 도청"

주부ㆍ여대생까지 '알바'로 고용, 남성 상대 폰팅

시도때도 없이 휴대전화로 들어오는 `야릇한' 내용의 스팸 문자메시지를 보고 전화를 해온 남성과 상대 여성의 통화내용까지 도청ㆍ녹음해 온 충격적인 사실이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0일 이른바 `060(유료전화) 문자메시지'를 무작위로 보내 통화연결이 된 남성과 자신이 고용한 여성이 주고받는 음란한 대화를 도청한 스팸 문자메시지 발송업자 엄모(40)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수신자의 허락을 구하지 않고 무차별로 스팸 문자메시지를 보낸 35개 업체 관련자 37명도 입건해 사법처리할 예정이다. ◆`은밀한' 통화 도청에 녹음까지= 그동안 검ㆍ경찰이 스팸 문자메시지 발송 업자를 수차례 단속했지만 이번 특히 심각한 문제는 검거된 일부 업자는 남성과 `폰팅'상대 여성과 통화내용을 도청해 녹음까지 했다는 사실이다. 이들 업자는 통화 내용을 도청해 남성의 비뚤어진 호기심을 더욱 자극하기 위한광고에 사용하려고 했다. 즉 060 문자메시지를 보고 남성이 전화를 해오면 "실제로 `고객'과 여대생이 대화한 내용이다"라며 도청ㆍ녹음해 놓은 다른 사람의 통화를 들려줘 관음적인 욕구를 자극하려는 것. 이 통화 내용을 듣고 있을 때도 서비스 요금이 계속 부과되는 것은 물론이다. 경찰은 "통화 내용을 도청하고 있다가 수위 높은 음란성 대화가 오가면 녹음을해 광고에 쓰려고 편집까지 했다"고 전했다. 이들 업자는 또 단속을 피하려고 스팸 문자메시지를 발송할 때 060으로 시작되는 전화번호 대신 일반 휴대전화 번호나 지역번호가 포함된 전화번호로 보내는 `위장술'도 썼다. ◆일반여성까지 `알바' 동원= 경찰에 검거된 이들 업자가 보낸 스팸 문자메시지의 수는 가히 천문학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물리적으로 하루에 최고 3만건 정도 보낼 수 있다고 하니까 40개에 가까운 업체가 1년여간 문자메시지를 보낸 셈이니 수천억건이 되지 않겠느냐"고 추정했다. 이들이 최근 1년간 이런 방식으로 남성을 유혹해 통신료와 요금으로 뽑아 낸 돈은 모두 430억원. 이들이 문자메시지의 `유혹'에 넘어간 남성에게 받아낸 요금은 30초에 500원, 10분에 1만원으로 가히 `폭리' 수준이다. 이들 업자는 유흥업소에 일하는 여성 뿐 아니라 1시간에 8천∼1만2천원을 주기로 하고 가정주부나 여대생까지 아르바이트로 모집, 남성들의 `폰팅' 상대로 삼았다. 사업의 특성상 재택근무가 가능한 까닭에 일반 여성들도 `용돈이나 벌어보자'는 생각에 쉽게 폰팅 아르바이트를 했고 남성들과 음란한 내용의 대화를 전화로 주고받았다. 이들 여성은 자신이 일반 여성이라는 것을 남성에게 강조해 일탈적 호기심을 자극한 뒤 곧 만나 성관계를 할 수 있을 것처럼 유혹하고 신음소리 등을 내는 등 요금을 되도록 많이 뜯을 수 있는 `시간 끌기' 요령을 업자에게 교육받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이 실제로 만나 성관계를 맺은 정황을 포착하지 못했지만 통화내용의 수위가 상당히 높아 폰팅 아르바이트를 한 여성들은 용돈을 벌려고 `준(準) 탈선'을 한 셈이 됐다. ◆060 문자메시지 피하려면= 정보통신부는 지난달 31일 수신자의 동의없이는 문자메시지나 팩시밀리를 무작위로 보낼 수 없도록 하는 `옵트-인'(opt-in) 제도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060(유료전화) 성인 폰팅과 부동산 및 대출 등의 전화(휴대전화 포함)및 팩스 광고는 반드시 수신자의 사전 동의를 얻어야 한다. 문자메시지(SMS) 광고나 미리 녹음된 음성을 자동 발송하는 유형의 광고도 할수 없으며 어기면 최고 3천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등 처벌이 대폭 강화된다. 짜증이 나는 060 문자메시지나 스팸전화를 피하려면 다음 인터넷 사이트 또는전화로 자신의 유ㆍ무선 번호를 등록해 수신 거부조치를 요청하면 된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www.spamcop.or.kr) 02-1336 ▲KT(www.kt.co.kr) 국번없이 100, 080-2580-016,018 ▲하나로통신(www.hanaro.com) 080-8282-106 ▲데이콤(www.dacom.net) 1544-0001 ▲온세통신(www.onse.net) 1688-1000, 1688-2000 ▲SK텔레콤(www.011e-station.com) 1566-0011, 011-114(휴대폰) ▲KTF(www.magicn.com) 1588-1618, 016-114(휴대폰) ▲LG텔레콤(www.mylg019.co.kr) 1544-0019, 019-114(휴대폰)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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