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올 최대 리스크는 중·일 갈등

■ '닥터 둠' 루비니의 경고

1차대전 전 영·독 관계와 비슷

세계경제 후퇴시킬 수도 있어


누리엘 루비니(사진) 뉴욕대 교수는 올해 세계 경제의 최대 리스크 중 하나로 중국과 일본의 충돌로 인한 동아시아 지역의 긴장고조를 꼽았다.

루비니 교수는 25일(현지시간) 재팬소사이어티 주최로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글로벌 경제전망' 강연에서 "이란과 이스라엘 분쟁이나 베네수엘라·태국 등의 정정불안은 예측 가능하고 세계 경제에 대한 충격도 작은 반면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차원이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양국 간 긴장국면은 제1차 세계대전 발발 이전의 영국과 독일 간의 양상과 비슷하다"며 "역사에서 교훈을 배우지 못하고 세계 2위·3위 경제대국 간의 충돌이 격화되면 지역 차원을 넘어 세계 경제를 후퇴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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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는 신흥국 등 세계 경제에 대해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별명이 '닥터 둠'인 루비니 교수는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로 꼽혔지만 올 들어서는 줄곧 낙관론을 유지해왔다. 그는 "선진국 경제 회복세가 강건하고 신흥국도 5% 이상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며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위기, 중국의 경착륙, 미국의 부채한도 증액 싸움 등 테일리스크(가능성은 낮지만 일단 발생하면 커다란 충격을 주는 사건)도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최근의 신흥국 위기에 대해서도 "신흥국의 변동환율제 채택, 외환보유액 증액 등으로 1997년 위기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아르헨티나 등 극히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지급불능 사태에 빠질 가능성이 낮다"고 강조했다. '취약 5개국'으로 불리는 터키·인도·브라질·인도네시아·남아프리카공화국 등도 경상적자·물가상승 등으로 단기적 어려움은 겪겠지만 금융위기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한국 등 아시아 신흥국, 중부유럽, 나이지리아·케냐 등 아프리카 프런티어 국가는 신흥국 차별화 과정에서 글로벌 투자가들의 주목을 더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에 대해서도 경제발전 모델 전환, 도농 간 격차, 그림자금융(섀도뱅킹) 등의 문제가 있지만 올해 7~8%의 성장률은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아베노믹스의 안착 여부에 대해서는 평가를 유보했다. 루비니 교수는 "엔화약세, 인플레이션 심리를 유도한 통화정책은 성공적"이라면서도 "궁극적으로 노동시장 등 구조개혁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사회적 저항 때문에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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