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드컵 신화’를 다시 한번

전국민이 단군이래 가장 행복한 한 달을 보냈던 2002년 한일월드컵이 오늘로 1년이 됐다. 한국팀이 전국민이 한 덩어리가 된 `붉은 응원`속에 폴란드를 시작으로 포르투갈,이탈리아,스페인 등 축구강국을 차레로 꺾고 유럽과 남미가 아닌 제3지역 국가로는 처음으로 4강에 올랐던 감격은 지금도 온몸을 전율케 한다. 국민 스스로 도 놀랐고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월드컵 개막 직전까지도 세계는 한국의 월드컵 성공적 개최에 대해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냈다. 전례 없는 일본과의 공동 개최인 데다 교통,언어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국민은 이 같은 우려를 높은 시민정신으로 불식시켰다. 오히려 전국민이 보여준 질서 정연한 `길거리 응원문화`는 2002년 월드컵을 가장 멋진 대회롤 승화시키는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의 `월드컵 신화`는 세계에 한국의 브랜드처럼 색인됐다. 11조원으로 평가되던 월드컵의 경제적 효과도 한국을 세계에 알리고 이미지를 개선했다는 점만으로도 달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적 효과 극대화는 단기간에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를 수출 등에 살려나가는 문제는 앞으로의 과제로, 우리는 성공적으로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전례가 드물 정도로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도 우리는 1년도 채 되지 않아 월드컵 신화의 의미를 잊고 있다. 4강신화는 빛을 바랬고 경제엔 짙은 먹구름이 끼었다. 월드컵 후 구름처럼 운동장을 찾았던 축구팬의 모습은 국제경기에서나 겨우 찾아볼 수 있다. 10개 경기장도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는 적자운영을 하고 있고 세계를 감탄 시켰던 높은 시민정신도 이미 실종돼버렸다. 그 자리를 내신 차지한 것이 집단이기주의를 앞세운 무분별한 집단행동이다. 월드컵 때 보여준 에너지를 이젠 죽기 살기식으로 목소리를 높이는데 사용하고 있다. 저마다 주장과 이익을 앞세우다 보니 세대간 계층간의 대립과 갈등은 갈수록 확산 심화되고 있다. 새로운 한국 창출을 위한 진통으로 해석할 수도 있으나 이를 조절해 이끌어야 할 정부가 그 역할에 미숙해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변화엔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우리는 월드컵 때 보여준 일체감을 너무 빨리 잊고 있다. `월드컵 신화`란 한국브랜드가 `파업한국`으로 대치될 까 걱정이다. 다시 1년 전의 월드컵 신화를 반추해보아야 한다. 변화를 위한 에너지는 필요하지만 월드컵 때처럼 높은 시민정신을 바탕으로 올바른 방향 및 방법으로 표출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할 때 새로운 한국건설이란 신화를 다시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혜진기자 has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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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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