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고뇌에 빠진 하이닉스 채권단

‘外인 지분제한’ VS ‘유효 경쟁’ 속 채권단 고심. 취약한 지분구조가 부각되며 하이닉스의 국부유출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논란이 되자 하이닉스 채권단(주식관리협의회)이 깊은 고뇌에 빠졌다. 2차례나 실패한 하이닉스 매각에 어렵게 유효경쟁이 성립됐지만 정부가 국부유출 가능성을 들어 외국인 지분 제한을 강하게 피력한 때문이다. 채권단은 일단 여론 수렴과 의견 조율을 내세워 협의회를 다음주로 연기할 계획이다. 본지 8월 1일자 1•3면 참조 하이닉스 채권단의 한 핵심관계자는 2일 “하이닉스가 외국에 경영권이나 기술이 넘어가는 국부유출 가능성에 우려가 있는 것을 알지만 매각이익을 고려하면 유효경쟁이 필요해 채권단 내부 의견도 복잡하다” 며 “좀 더 조율이 필요해 전체 회의는 다음주로 연기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측 의견을 대변하는 정책금융공사와 주관사인 외환은행이 매각 주도권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여기에 하이닉스 노조도 이날 회사매각에 대한 첫 입장을 내고“불분명한 외국자금 유입으로 국부유출과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는 철저히 배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2차례 매각 불발로 잠잠하던 하이닉스 매각에 따른 국부유출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이슈화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하이닉스 인수를 놓고 SK텔리콤과 경합 중인 STX도 배수진을 치고 외국인투자를 엄격하게 제한하려는 정부 방침을 완화하려 필사적으로 뛰고 있다. STX 관계자는 “정부가 외국인 투자를 매각대상 지분의 25%로 제한하려다 철회하고 완화할 것으로 알고 있다” 며“당초 방침을 고수해 매각기준에 반영되면 입찰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STX는 산업자원부와 기획예산처의 전직 고위관료 출신 경영진이 정부 설득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 인수자금의 절반을 해외투자자로 채우려던 STX는 외국인 지분 제한 수위에 따라 입찰 참여가 좌우될 수 밖에 없는 형국이지만 채권단 역시 세계 2위의 메모리 반도체기업으로 성장한 하이닉스에 지난 10년간 국민적 지원이 있었던 만큼 국부유출 가능성을 최소화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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