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해외 기업을 사냥하면서 최근에는 유럽 경제 우등국인 독일의 히든챔피언(강소기업)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글로벌 회계 컨설팅 그룹인 언스트앤드영은 21일 지난해 독일 업체 25곳이 중국과 홍콩 자본에 넘어갔다고 발표했다. 인수된 업체 상당수가 독일의 자부심을 상징하는 히든챔피언이어서 독일 산업계에 중국발 공포가 확산될 정도다.
중국 기업들은 독일 외에 영국·미국에도 투자하는 등 지난해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에 약 700억달러를 쏟아부었다. 중국 기업의 M&A 확대는 2000년대 경제구조를 해외자본 유치에서 해외투자로 전환하면서 시작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까지 중국은 178개국, 1만8,000여개 기업에 총 3,220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중국 업체들이 노리는 먹잇감은 자신들이 부족한 부분인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해줄 수 있는 기업들이다. 중국 컴퓨터 제조업체 레노버가 구글로부터 모토로라 휴대폰사업 부문을 인수한 게 대표적 사례다.
우리나라를 겨냥한 중국의 M&A 업종도 정보기술(IT), 조선, 철강 등 다양하다. 심지어 워크아웃 중인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 팬택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한다. 팬택의 경우 세계 최초 타이틀이 붙은 특허를 많이 보유한 기업인 만큼 만에 하나 중국 기업에 넘어갈 경우 세계 수준의 스마트폰 기술과 인력 유출이 우려된다. 채권단이 투자금 회수에만 급급해 기술유출 문제 등을 소홀히 할 경우 쌍용차 인수 이후 핵심 기술을 유출했다는 의혹이 일었던 중국 상하이자동차 사태와 판박이가 될 수도 있다. 팬택이 아니더라도 이미 해외에서 M&A한 기업들은 우리나라의 주력산업과 겹치는 분야가 많은 만큼 국내 기업은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