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줄기세포 경쟁력, 황교수 없어도 '탄탄'

'황우석 교수는 국내 줄기세포 연구자 중 한 사람에 불과하다' 황 교수팀의 2004. 2005년 사이언스 논문 조작 사건에도 불구하고 한국 줄기세포 연구는 계속돼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줄기세포 연구 기술, 인프라, 정책이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데다 여전히 세계 생명과학계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기회가 남아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는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10일 황교수 연구의혹에 대한 최종 결과 발표를 통해"황 교수 논문조작 사태가 잘못을 수정하고 더 견고한 연구를 할 수 있는 디딤돌이 돼 우리나라 생명과학과 과학기술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한 대목에서도 엿볼 수 있다. ◇ 한국 줄기세포 연구 `국제적 수준' = 줄기세포 분야는 크게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로 나뉜다. 이 중 한국은 배아줄기세포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배아줄기세포 배양법은 크게 4가지인데, 황 교수팀이 주도해온 분야는 동종 체세포 핵이식 한 방법에 불과하다.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황 교수팀,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차병원, 그리고 황 교수 논문 진위 공방의 또다른 당사자인 노성일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미즈메디병원 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폐기처분될 냉동잔여 배아를 녹여 이용하는 방법은 박세필 박사가 이끄는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에서 세계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박 박사팀은 지난2000년 8월 이 방법으로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데 성공했으며 작년 10월 세계 최초로 미국의 특허를 획득했다. 박 박사팀의 특허 등록은 배아줄기세포 분야에서 하나의 `독보적인 기술'을 확보한 것을 의미한다. 미즈메디병원도 불임시술에서 쓰고 남은 냉동배아를 가지고 줄기세포를 만들어내는 데 기술력을 인정받아 왔다. 미즈메디 병원은 줄기세포 연구개발 업체인 메디포스트와 함께 판교에 줄기세포연구소와 줄기세포 치료센터를 공동 설립키로 했다. 성체줄기세포와 배아줄기세포의 장점을 융합하는 연구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에서다. 차병원은 미국에서 세계 최초의 난자은행을 설립했었다.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미즈메디병원, 차병원 등 3곳은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미국의 국립보건원(NIH)에 배아줄기세포 연구기관으로 등록돼 있다. 그만큼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몸속에 들어있는 골수와 제대혈(탯줄혈액)에서 채취하는 성체줄기세포 분야의경우 배아줄기세포 쪽보다 저변이 확대돼 있다. 그러나 성체줄기세포 연구의 경우는 미국이 독보적이다. 미국과 독일 등에서 이를 이용해 심장병, 파킨슨씨병, 급성신부전증, 실명, 소아 당뇨 등을 치료한 사례가 있다. 또 성체줄기세포 치료를 통해 40일만에 척수가 재생 과정을 밟은 환자도 나왔다. 우리의 경우 가톨릭대 대전 성모병원이 최근 하반신 마비환자를 상대로 성체줄기세포 이식 수술을 하기도 했다. 우리도 성체줄기세포 치료법이 실용화 단계로 서서히 진입하고 있는 셈이다. 한양대학교 배상철 교수팀은 지난해 10월 자가면역질환인 루푸스 환자 4명에게조혈모 세포를 이식한 결과, 3명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발표했다. 서울대 심혈관센터 김효수 교수팀은 3년간 200명 이상의 심근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심장근육을 재생시키는 임상실험을 진행해 왔으며 아주대병원 신경외과 방오영교수팀은 뇌중풍(뇌졸중)환자 20명에게 성체줄기세포 치료를 시도했다. 서울대 조사위는 "우리나라에 이미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는 여러 연구자들이있고 그들의 줄기세포 연구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며 "줄기세포연구의 성공을 담보할 생명과학분야의 연구력도 이미 국제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평가했다. ◇해외 체세포 배아줄기세포 연구 현황 = 그동안 외신을 통해 알려진 해외의 체세포 복제 방식 인간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아직 초기단계로 이렇다 할 성과물이 없는 실정이다. 작년 8월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대 연구팀과 이탈리아 밀라노대 연구팀이 공동으로 인간배아 줄기세포에서 순수한 신경 줄기세포군을 만들어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그러나 이 보도는 체세포 복제된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했는지수정란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만들었는지는 명확하지가 않다. BBC는 이에 앞서 작년 5월 스코틀랜드의 뉴캐슬대학의 머도크 박사팀이 기증된난자로 배반포 단계까지 인간 배아복제에 성공했으나 줄기세포는 채취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체세포 복제를 이용한 인간배아줄기세포에 도전한 대표적인 과학자는줄기세포 연구회사인 어드밴스드 셀 테크놀러지(Advanced Cell Technology)의 로버트 랜저 박사팀. 랜저 박사팀은 체세포 핵이식을 통해 6-8세포 단계로 인간배아를 복제하는데 성공했지만 줄기세포 추출이 가능한 배반포 단계까지 발전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작년 8월 외신에 따르면 랜저 박사팀은 착상전 유전진단(PGD)에 사용되는수정후 2일된 초기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데 성공했다. 벨기에 겐트대학 불임치료센터 연구팀도 지난해 6월20일 열린 유럽인간생식ㆍ태생 학회 연례학술회의에서 체세포 핵이식 복제를 통해 인간배아를 8-16세포 단계까지 배양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팀은 기존의 과학자들과 달리 성숙 난자가 아니라 미성숙 난자를 가지고실험을 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황 교수팀이나 영국 연구팀처럼 복제 배아가 줄기세포 추출이 가능한 배반포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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