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세계의 사설/4월 21일] 중국, 위안화존을 향한 첫 걸음 떼다

월스트리트저널 4월 20일자

중국이 최근에 쌓은 부의 상당 부분은 교역을 활성화시키고 자본시장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것이다. 위안화를 매개로 한 인접국 무역결제 시스템 간소화 조치는 중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한발 더 나아가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8일 중국 국무원 상무회의는 상하이와 4개의 남부 도시(광저우, 선전, 둥관, 주하이)를 국제무역대금의 결제통화로 위안화를 사용하는 시범도시로 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 기업들이 로컬 무역이나 해외무역 대금으로 (달러 등) 다른 통화를 거치지 않고 위안화로 직접 결제해도 된다는 의미다. 아직 구체적 시행 일자나 추가 세부 사항들은 발표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1996년부터 상업적 목적의 위안화 태환을 허용해왔다. 지금이 그때와 다른 점은 기업들의 위안화 표시 수익을 해외에 계속 두면서 재화와 서비스 대가를 지불하거나 또는 은행에 예치시켜 이자소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위안화존(위안화를 기축통화로 사용하는 경제 지역)을 향한 첫 걸음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국 본토 관광객이 홍콩에서 보석을 구입하면 가게 주인은 위안화를 받아 즉시 홍콩 달러나 미국 달러로 환전하지 않고 그대로 갖고 있게 된다. 이는 주인에게 환전으로 인한 거래비용을 아껴주고 변동성이 심한 외환시장의 달러 부족 위험을 덜게 해 준다. 또 자산을 해외로 도피시키려는 불법적 욕구를 줄일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이 자본 흐름을 더 자유롭게 할수록 무역은 더 늘어나 무역 쌍방간에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례로 중국은 2004년 홍콩 사람들이 소액 거래 은행에 위안화 계좌 개설을 하는 것을 허용했는데 홍콩은 지금 540억위안(80억달러)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무역대금 결제로 위안화를 사용한다 해도 당장은 위안화의 수요가 확충되기 보다는 기존에 은행에 예금돼 있던 자금이 무역 거래용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크다.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중국은 홍콩의 개인과 기업에 더 많은 금융 자유를 주어 홍콩을 금융정책의 실험장으로 사용해왔다. 위안화가 곧바로 세계 기축 통화인 달러를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중국이 무역자유를 더 확대할수록 더 많은 이익을 향유하게 될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