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미 월가] '온라인망 구축' 딜레마

『월가가 실리콘 밸리의 식민지로 전락한다』인터넷 등 온라인 트레이딩이 미국 증권·금융의 피할 수 없는 대세로 등장하면서 실리콘 밸리의 입김이 월가 금융기관들을 좌우하고 있다. 특히 이번달 들어 월가의 대표적인 투자은행인 메릴린치가 온라인 트레이딩참여를 선언하면서 월가 전체가 「온라인 트레이딩으로의 전환」이라는 화두에 짖눌려 있는 상황이다. 최근 실리콘 밸리의 대표적인 네트워킹 업체인 시스코 시스템스, 선 마이크로 시스템스, 오라클은 증권업협회 멤버들과 가진 회의에서 『금융기관들은 기존의 영업방침이나 전략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업체들은『투자은행, 온라인 주식거래, 보험 등 금융산업 전반을 네트워킹으로 연결하는 시대가 곧 온다』며 과감한 경영기법 개혁을 요구하고 자신들과의 협력관계 구축을 제의했다. 조던 그래엄 시스코 금융서비스 산업부문 담당자는 『금융기관들이 자체적으로 온라인 트레이딩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드는 비용은 만만치 않다』며 『네트워킹 업체들의 앞선 기술과 협력하는 게 생존의 길』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금융기관들이 전통적인 경영 스타일대로 소형 온라인 트레이딩 금융기관을 인수하거나 내부에 온라인 트레이딩 부문을 별도로 만들 경우 조성비용이나 유지비용이 상당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네트워킹 업체들과의 협력이 비용절감이나 급변하는 정보통신 기술환경에 대한 대비에도 좋다는 주장이다. 한편 시카고의 금융컨설팅 업체인 다이아몬드 테크놀로지 파트너사는 금융기관들에게 네트워킹 업체들의 주장에 현혹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네트워킹 업체들이 파트너가 아닌 경쟁자로 변하는 게 시간 문제라는 분석인 셈이다. 이들이 줄곧 금융서비스에 대해 상당한 준비를 해놓은데다 월가 금융기관들의 협력을 통해 정보나 경영비결을 알게 될 경우 곧 칼을 들이댈 「지킬 박사와 하이드」 같은 존재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선 마이크로 시스템은 지난 10년간 금융부문에 대한 비중을 30~40% 정도 늘려왔다. /최인철 기자 MICH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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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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