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7월 17일] 불경기 스트레스

불경기에는 라면과 빵이 잘 팔린다는 속설도 있지만 요즘 이들 식사 대용품만 잘 팔리는 게 아닌 모양이다. 경기가 어렵다고 아우성이지만 술은 종류를 불문하고 판매량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는 언론 기사를 접한 기억이 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소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 맥주는 4.7%, 위스키는 0.6% 판매량이 늘어났다고 한다. 술이라는 게 기분이 좋아 마실 때도 있지만 이보다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마시는 경우가 더 많다고 본다면 최근 우리 사회가 스트레스를 더 키우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실제 우리 경제의 시름은 깊어지고만 있다. 외환위기 이래 경제가 가장 어렵다는 말들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기록적인 고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은 물론 서민들의 생활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한 신문에서 경제와 관련한 국민들의 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 100점 만점에 34.8점이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경제적 행복예측지수(123.1점)는 기준치를 웃도는 것으로 나와 미래에 대한 희망마저 포기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필자는 여기에 주목하고 싶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다. 경제주체들이 향후 경기를 낙관적으로 예상하면 실제로 경기가 좋아지고 비관적으로 생각하면 경제가 나빠지게 된다는 뜻이다. 춥다 춥다 하면 정말로 추워지는 법이다. 비관적이고 우울한 전망만으로는 경제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없고 불경기 스트레스도 줄어들 리 없다. 지금은 정부와 정치권을 비롯해 기업ㆍ근로자, 그리고 국민 모두가 경제 살리기에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정부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진정시킬 수 있는 시의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고 영세사업자 등 취약 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단기적인 대응책도 필요하겠지만 미래를 위한 성장잠재력 확충에 보다 큰 비중을 두고 경제체질을 개선하는 데 진력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단기적으로는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 국민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고통 분담에 대한 범국민적 공감대 형성에도 노력해야 한다. 정치권 역시 이제 국회가 열린 만큼 경제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의정활동의 최우선을 각종 민생법안 처리에 둬야 한다. 어려울 때일수록 기업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투자를 게을리해서는 안 되며 근로자는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와 파업을 자제하고 노사 간 상생협력과 경제 살리기에 적극 동참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고 고통은 함께하면 줄어드는 법이다. 이처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경제 살리기에 나선다면 경제는 호전되며 스트레스도 극복, 기분 좋게 마시는 술자리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