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 문제를 놓고 경영진과 갈등을 빚고 있는 영국계 투자사 TCI(더칠드런인베스트먼트)는 13일 “KT&G 경영진이 자사주 10%를 우리사주조합에 넘기려고 하는 것은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TCI측의 관계자는 또 “KT&G측이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할 경우 주주가 취할 수 있는 최후의 방법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TCI가 내세우는 논리는 크게 2가지다. 이미 KT&G의 인건비 비중은 충분히 높다는 점과, 또 비용절감에 따른 보너스 명목으로 우리사주 조합에 주식을 10% 출자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TCI측 관계자는 “KT&G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 15%는 한국의 35대 기업 8%보다 배 이상 높고, 또 세계 동종업계의 수치보다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2000년 이후 KT&G의 노동비용이 33%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사주가 노동비용 절감분으로 이번 출연이 상쇄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언급했다.
TCI측은 최근 외국계자본의 과도한 경영간섭 논란을 의식한 듯, “현재 KT&G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논의를 하고 있는 상태”라며 “경영권 교체 등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또 현재 보유중인 KT&G의 주식 750여만주(4.3%)는 앞으로도 3~5년 간은 유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TCI펀드는 지난해 케냐, 우간다,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와 인도의 빈곤 아동들에 대한 구호활동을 벌이기 위해 설립된 투자기관이다.
구호활동은 산하의 TCI펀드재단을 통해 이뤄진다. 현재 운용자산은 18억 달러로 규모에서는 유럽 최대의 헤지펀드다. 현재 3억~4억 달러를 한국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