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금융제도는 아시아12개국 중 하위권에 속한 것으로 조사됐다.홍콩의 정치·경제 위험도 컨설턴트사인 PERC가 아시아에서 활동중인 외국인 기업가 400여명을 대상으로 12개 아시아 국가의 금융제도 취약성과 중앙은행(또는 금융관리국)의 자질 등 2개 항목을 조사한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조사결과 △홍콩·싱가포르·필리핀이 상위권 △태국·타이완(臺灣)·일본이 중위권 △말레이시아·인도·한국이 하위권 △인도네시아·베트남·중국이 최하위권으로분류됐다.
항목당 최고점을 0점, 최저점을 10점으로 매긴 이 조사에서 홍콩은 금융제도 취약성 2.48, 금융관리국(중앙은행격) 자질 2.93으로 조사대상국 중 금융제도가 가장 견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PERC는 『홍콩이 경기침체로 은행의 수익이 줄고 불량대출이 증가하긴 했으나 현지 금융기관들이 경쟁국에 비해 결코 취약하지 않다』면서 『홍콩은 아시아 최고의 금융제도 지역이라는 명성을 유지하며 경제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싱가포르가 금융제도 취약성 3.45, 금융관리국 자질 2.18로 2위에 올랐으며 마르코스 독재정권이 붕괴한 1986년부터 금융개혁에 착수한 필리핀이 3위에 랭크됐다.
또 태국 4위, 타이완 5위, 일본 6위, 말레이시아 7위, 인도 8위, 한국 9위, 인도네시아 10위, 베트남 11위, 중국 12위를 각각 기록했다.
PERC는 싱가포르의 경우 『금융제도가 비교적 탄탄하고 금융관리국의 자질도 홍콩보다 높았지만 외국은행의 존재가 미약하고 국내시장 접근이 제한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싱가포르 은행들이 대외경쟁력 제고를 위한 합병이나 전략적제휴를 모색하고 있으며 특히 새로운 밀레니엄에 대비하여 정치권으로부터 개방압력을 받고있는 금융부문도 점차 외국인들에게 개방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은행들은 악성부채로 평균 이하를 받았으며 폐쇄적인 금융제도를 갖고 있는 베트남과 중국은 정부가 개입해 『불량대출을 의도적으로 보호하고 있다』고 PERC는 지적했다.
특히 PERC는 『중국의 경우 아시아 여타국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중국의 금융제도가 붕괴될 경우 그 여파는 전세계로 퍼질 것』이라며 중국의 분발을 촉구했다. 중국은 금융제도 취약성에서 9.25, 중앙은행 자질에서 6.25를 받았다. 【싱가포르 AF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