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단체장에게 듣는다] <6·끝> 고정석 벤처캐피탈協 회장

"연기금 출자비중 40%는 돼야"<br>기관투자가 많이 확보해야 경쟁력<br>금융권과 투·융자 연계상품 기획중<br>PEF시장선 업체별 특화 전략 필요







고정석(49ㆍ사진) 벤처캐피탈협회장은 “벤처조합 등에 장기투자하는 기관투자가를 많이 확보해야 경쟁력있는 벤처캐피털로 거듭날 수 있다”며 “현재 조합 출자비중이 13%에 불과한 연ㆍ기금의 비중을 40% 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회장의 이런 언급은 정부에 의존적인 업계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저금리로 사모투자펀드(PEF), 벤처조합 등 대체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는 연ㆍ기금 등 대형 기관들의 투자를 끌어 들어야 한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 미국 벤처조합은 연ㆍ기금(40%), 생보사(20%), 대학재단(20%) 등 안정적ㆍ장기적인 투자기관들의 출자비중이 높지만 국내는 정부자금(30%), 벤처캐피털(15%), 연ㆍ기금(13%) 등으로 안정성이 떨어진다. 그는 “벤처캐피털이 향후 2~3년 안에 높은 투자수익을 확인시켜 주면 연ㆍ기금의 출자비중이 미국 수준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연ㆍ기금의 경우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이 조합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채 수익률 등을 이유로 실무자들을 몰아붙이는 경우가 많다”며 “실무자들에게 터무니없는 논리로 과도한 책임을 묻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협회는 올해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금융권의 융자와 연결시켜 투자기업들의 자금난을 해소하는 데 힘쓸 계획이다. 고 회장은 이와 관련 “민간기관의 투자를 유치하면 정부에서 기술개발자금을 지원해주는 부품소재기술개발사업에서 보듯 정책금융이 시장친화적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며 “최근 황영기 우리은행장 등에게 투ㆍ융자 연계상품을 건의했고, 긍정 검토하겠다는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실제 기술신용보증기금은 벤처캐피털과 은행이 기술평가투자보증 상품을 활용할 경우 전환사채(CB) 원리금의 30~70%를 보증해주는 대신 투자기업의 증시 상장으로 투자수익을 올리게 되면 수익의 5~20%를 가져가는 상품을 내놓았다. 고 회장은 “산업은행ㆍ기업은행 등 국책은행부터 시작해 국민은행ㆍ우리은행처럼 민간 사이드로 이 같은 상품이 더욱 많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소ㆍ벤처기업의 투자환경 변화에 대해서는 ‘자신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고 회장은 “올해는 투자대상이 자유로운 PEF 결성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일각에서는 업계의 역량 부족으로 PEF시장에서 소외될 것이란 예상을 내놓고 있지만 선발업체들이 우수한 실적을 보여주면 자연스레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업계는 PEF시장 중 중소형 시장으로 볼 수 있는 1,500억원 규모의 펀드 결성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장에는 기업가치가 1,000억원 내외로, 통상 100억~200억원을 투자할 만한 매물은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에는 자금 유치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고, 업계도 대형사와 중소형사간에 특화시킬 수 있는 사업영역을 발굴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수ㆍ합병(M&A)시장과 관련 “정부가 대주주 지분의 락업(Lock-up) 강화와 주식매수청구제도 개선 등을 골자로 한 우회상장제도 개선을 마무리 중”이라며 “M&A가 이익회수의 중요 통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 회장은 업계 글로벌화의 중요성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기존에 국내 투자가 그런대로 활발했던 싱가포르와 홍콩은 물론 상대적으로 투자규모가 적었던 일본쪽 자금의 국내 유입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해외 직접투자도 활발해 KTB, 스틱아이티 등이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고 회장은 마지막으로 “벤처캐피털 업계가 지난해 3년간의 적자에서 벗어나 1,000억~1,500억원 흑자로 돌아섰고, 2000년부터 5년간 계속 줄어들었던 벤처기업에 대한 신규투자도 지난해에 이어 증가할 것”이라며 “시장에서 신뢰받는 ‘스마트 머니’ 기능을 다하기 위해 투자기업과의 협력에도 더욱 신경쓰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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