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사막서 미래 청정에너지원 찾자" 한·중·일 전력공동체 가시화

■ 손정의 회장, MB에 '고비테크' 제안<br>지멘스 등 유럽기업 주도 사하라 '데저테크'가 모델<br>저개발지역 발전 촉진 3국 경제공동체 기반 기대<br>한국이 주도적 역할땐 국내산업 파급력 커질듯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20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소프트뱅크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한중일 전력공동체가 아이디어 차원을 넘어 실행단계에 돌입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제안한 고비테크(Gobitec)는 한중일 경제공동체의 실천적 방안 중 하나다. 버려진 땅으로 여겨진 고비사막의 태양광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를 한중일 3국이 공동투자 개발해 활용할 경우 화석에너지의 한계를 넘어서 미래 청정에너지원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한중일 경제공동체에 대한 신뢰형성의 밑거름으로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손 회장의 제안에 대해 "신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해 국제적 협력이 요구되며 앞선 기술을 가진 일본의 전향적인 태도가 필요하다"며 "동북아 에너지 협력을 위해 한국은 능동적인 행동이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한중일 전력공동체=동북아 에너지 협력을 통한 한중일 전력공동체 논의는 이미 지난 2009년부터 한일 민간 연구기관 간에 진행됐다. 특히 몽골 고비사막의 태양광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이 전기를 지적 고압 에너지망을 통해 인접국인 몽골은 물론 중국ㆍ한국ㆍ일본 등으로 전달해 화석연료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또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소 설립을 통한 동북아 국가들 간 에너지 협력은 기후변화 문제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 다양성과 에너지 안보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디어 차원의 논의이기는 하지만 북한의 핵 문제도 동북아 에너지 협력을 통해 획기적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이뿐만 아니라 일자리를 창출하고 저개발 지역의 발전을 자극한다는 점도 한중일 경제공동체의 기반이 되고 있다. 몽골 등 저개발국의 발전을 통해 경제공동체의 결속력을 높일 수 있다. 손 회장은 이러한 아이디어를 비즈니스 모델로 이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이날 손 회장은 자신의 아이패드를 들고 면담장에 들어와 고비테크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일본에서도 손 회장은 신재생에너지, 특히 태양광사업을 미래 전략사업으로 보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오는 7월에는 일본에서 자연에너지 협의기구를 설립해 33개 현의 지원을 받아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사하라사막의 데저테크가 모델=손 회장이 이 대통령에게 제안한 고비테크의 모델은 사하라 사막의 '데저테크(Desertec)'이다. 지멘스ㆍ도이체방크ㆍABBㆍ뮈니히렌 등 유럽의 세계적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사하라의 태양에너지를 사용 가능한 에너지로 전환하려는 데서 시작됐다. 모아진 에너지를 메나(MENAㆍ지중해 지역과 북아프리카)나 마그레브 지역을 거쳐 중부유럽으로 전달한다. 타당성 조사 결과 50개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면 1개 그리드당 100기가와트를 2050년까지 전달할 수 있다. 이는 유럽 전기 수요의 17%에 해당한다. 4,000억유로가 투자될 것으로 추정된다. 태양광발전소는 사막에 2,500~3,500㎢의 넓이로 설치된다. 마그레브에는 6,000㎢의 면적에서 태양광으로 100기가와트 정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비슷한 면적의 인공호수인 나세르호수나 이집트의 아스완댐에서 생산하는 전력량인 3기가와트의 33배가 넘는 규모다. ◇산업적 파급력 상상 이상=고비테크를 통한 동북아 에너지 협력은 신재생에너지 등 산업에도 상상 이상의 긍정적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손 회장의 제안에 따라 우리나라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경우 국내 태양광 대기업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의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된다. 또 한일 간 기술협력은 태양광은 물론 여타 신재생에너지의 기술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일본의 샤프ㆍ고세라ㆍ파나소닉 등 일찍부터 태양광사업에 뛰어든 업체가 있지만 전략적으로 접근하지 못했다"며 "한국의 삼성ㆍLG 등이 태양광과 풍력사업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 앞서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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