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합리적으로 결정된 '과학벨트' 입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로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신동과 둔곡지구가 선정되고 기능지구는 청원ㆍ천안ㆍ연기 등이 지정됐다. 그리고 일부 연구단의 경우 광주ㆍ대구 등에 분산 배치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각 지자체가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여온 과학벨트 입지가 최종 확정되자 탈락지역의 반발 등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동남권신공항 백지화와 LH 본사 이전에 이어 과학벨트 입지가 겹치면서 지역갈등이 크게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번에 확정된 과학벨트 입지는 과학기술 발전이라는 국가적 목표에 부합하는 방향에서 합리적으로 결정된 것으로 평가된다. 과학벨트는 당초 세종시를 중심으로 계획됐으나 국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됨에 따라 무산됐다. 이에 따라 새로운 입지를 물색할 수밖에 없게 됐고, 이 과정에서 전국 지자체들이 유치경쟁에 뛰어들고 정치권이 가세하면서 정치적 이슈로 변질되는 곡절을 겪었다. 유치경쟁이 지나쳐 지역갈등을 비롯한 후유증이 적지 않지만 정치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제자리를 찾게 된 것은 큰 다행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과학벨트 입지선택에서 고려돼야 할 가장 중요한 변수는 정주환경, 국내외 접근 용이성, 연구와 산업기반 구축 및 집적도 등이다. 이런 점에서 수도권이 가장 적합하지만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정치논리에 발목이 잡혀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대전이 선정된 것은 차선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평가점수에서도 나타나듯이 대전은 이미 상당한 연구기반을 구축한 대덕연구단지가 자리잡고 있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가지 흠이라면 대덕지구에 집중되지 않고 일부 연구기능이 분산됐다는 점이다. 최종 입지선정에 앞서 나돈 대전~대구~광주를 잇는 '삼각벨트안'이 부분적으로 현실화됐다는 점에서 정치적 계산이 일부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그럼에도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 본원 등 핵심시설을 대전 거점지구에 집중 배치해 연구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이다. 5조2,000억원이나 투입되는 대형 국책사업인 만큼 기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추진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 이제 입지선정이 마무리됐으므로 정치권은 물론 지자체들도 유치경쟁의 후유증에서 벗어나 과학벨트가 성공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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