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양성시대의 새 희망


양성시대란 남성과 여성으로 분극화된 양성 간의 대립된 벽을 허물고 두 성이 소통하면서 서로의 장점을 살려 조화롭고 희망찬 세상을 열어가는 시대를 말한다. 새 정부 들어 실현하고자 하는 양성평등 시대 역시 양성시대와 그 맥을 같이 한다.

일부 역술가들은 세상을 시운에 따라 선천시대(先天時代)와 후천시대(後天時代)로 구분하며 작금 후천시대가 도래한 것으로 본다. 선천시대는 하늘과 땅의 이치가 꽉 막힌(否) 시대요, 후천시대는 하늘과 땅의 이치가 서로 통하는(泰) 시대다. 하늘과 땅이 서로 통한다 함은 하늘의 기운이 약해져 안(內)에 머물고자 하며 땅의 기운이 강해져 밖(外)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가운데 서로의 기운이 화합해 만물을 융성하게 함을 말한다. 하늘은 양(陽)이자 남성이고 땅은 음(陰)이자 여성이니 후천시대는 양성이 대립해 상극(相剋)하는 것이 아니라 화합해 상생(相生)하는 시대, 즉 양성시대다.


1879년 노르웨이에서 입센의 희곡 '인형의 집'이 공연됐다. 여주인공 '노라'가 자신의 삶이 주체적 인간이 아닌 비주체적 인형이었음을 깨닫고 가정을 탈출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는 이야기다. 이로부터 노라이즘(Noraism)이 여성권익의 상징어가 됐다. 우리 여성계는 1923년 일본 유학파를 중심으로 '신여성'이란 잡지를 출간한 것을 계기로 여성권익을 주창하기 시작했다. 여성의 권익증진 역사는 동서를 막론하고 오래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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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의 세계를 보자. 사자들은 무리 생활을 하는데 오직 한 마리의 용맹한 수사자가 다수의 암사자들을 거느리고 왕 노릇을 한다. 사자왕은 겉으론 화려해 보이나 실제는 한없이 게을러 암사자가 구해다 주는 먹잇감으로 연명한다. 그러다 늙고 병들면 다른 무리의 용맹한 수사자에 왕자리를 내주고 스스로 무리를 떠나 홀로 쓸쓸히 여생을 보내다 죽어간다. 사자왕의 퇴출은 아랑곳없이 무리를 꿋꿋이 지켜가는 주인은 부지런한 암사자들이다.

최근 여성들의 활동이 눈부시다. 이제는 더 이상 여성이 이룬 성공이 신화가 되는 시대가 아니다. 양성이 어깨를 나란히 하며 사회에 참여한다. 공직사회도 마찬가지다. 최근 공직 입문자 수를 보면 여성이 남성을 7:3 수준으로 압도한다. 관세청의 경우 여성 비중이 30%를 넘어섰고 여성 세관장, 여성 간부가 늘어난다. 미래는 남성과 여성이 5:5로 입문해 5:5로 조화롭게 근무하는 조직을 원한다. 공직사회도 양성시대에 걸맞은 조직으로 소리 없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새 정부는 소통을 강조한다. 조직 간의 벽뿐만 아니라 양성 간의 벽도 같이 허물어 조직과 사람 모두 상생의 길을 통해 행복하고 부흥한 나라를 활짝 열어감을 바라는 새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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