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불황기 마케팅과 소비 성향


글로벌 경제가 장기 침체로 신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시즌의 온라인 쇼핑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해 눈길을 끌고 있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미 최대의 전통 쇼핑 기간으로 향후 소비 심리 및 경기를 가늠하는 지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은다. 미국의 시장 조사기관 콤스코어에 따르면 이 기간 미국의 온라인 쇼핑 거래 규모는 8억1,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 증가했고 같은 기간 동안 온라인 쇼핑사이트를 방문한 미국인은 약 5,000만명 정도로 전년 대비 35% 늘었다. 미국의 소비 심리가 온라인 쇼핑을 통해 기지개를 편 데는 연중 최대 쇼핑 시즌이라는 점도 있겠지만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온라인 쇼핑 업체들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온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소비자들이 보다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저렴하면서도 품질 좋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찾아 나서면서 온라인 쇼핑 업체들도 파격적 할인판매 및 배송 등 매출 신장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친 것이다. 주변 레스토랑 이용 쿠폰 등 공동 구매로 가격을 낮추는 소셜커머스를 통한 쇼핑도 눈에 띄게 늘었다. 미 그루폰의 거래 규모는 전년 대비 5배 성장했고 리빙소셜의 경우 최대 35만건의 거래를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지는 등 새로운 유통 채널로 떠오른 소셜커머스의 매력도 온라인 쇼핑의 인기몰이에 한몫 했다.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떤가. 소비시장에 있어 전통적인 대목인 크리스마스와 새해 연휴를 앞두고 있지만 경기 불황과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 심리는 잔뜩 움츠러든 분위기다. 국내 유통기업들은 불황을 이겨내고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 나가고 있다. 연말을 맞아 확산되는 기부문화를 쇼핑과 연계하거나 고객 대신 산타가 돼 선물을 전달하는 등 갖가지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또 온라인 쇼핑의 장점인 편리함과 가격비교,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오프라인과 접목시키는 등 소비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추구하는 소비성향은 불황기의 마케팅 측면에서 매우 활용하기 좋은 포인트가 된다. 최저 비용을 들이면서도 최대의 심리적 만족을 추구할 수 있는 소비성향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사례는 소비자들도 기업들도 불황기 마케팅을 잘 이용한다면 보다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소비 패턴을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가치 있는 소비가 더욱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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