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유비쿼터스 사회 행복의 전제조건

너대니얼 호손은 “행복은 나비와 같다. 잡으려 하면 항상 달아나지만 조용히 앉아 있으면 스스로 너의 어깨에 내려와 앉는다”고 했다. 그는 인생의 화두이기도 한 ‘행복’의 속성에 대해 아주 절묘하게 표현했다. 이처럼 행복은 기척 없이 다가왔다가 한순간 사라져버리는 나비나 혹은 있는 듯 없고, 없는 듯 있다는 신기루 같은 것이다. 인류 역사는 그런 행복을 찾아서 계속 진보하고 있다. 농업혁명ㆍ산업혁명을 거쳐 디지털혁명 중심부에서 유비쿼터스 세상으로. 이 모든 것이 행복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건설해가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유비쿼터스 세상은 더 편리하고,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기 위한 것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유비쿼터스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한 필수요건은 모든 사물에 인터넷(IP) 주소를 부여하는 일이다. 특히 43억개의 주소밖에 만들지 못하던 IPv4 체계에서 IPv6 체계로의 전환은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거의 모든 사물에 하나의 주소를 부여할 수 있고 과장해서 해변의 모래알 하나에까지 IP 주소가 할당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역으로 시내 도로나 고속도로ㆍ사무실ㆍ골목길ㆍ건물옥상ㆍ화장실에서도 우리의 존재는 언제든지 네트워크로 감시될 수 있고, 더 이상 프라이버시란 존재하지 않게 됐다. 지난해 뉴스위크는 지식을 지구촌 최대 이슈로 꼽았다. 미래의 세계질서는 지식을 장악하는 국가ㆍ사회ㆍ기업ㆍ개인에 주도된다는 게 칼럼의 내용이다. 지식과 정보를 근간으로 하는 유비쿼터스 사회를 일컫는 말이다. 어쩌면 지식과 정보는 현대사회의 행복을 가져다 주는 도깨비방망이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켜지지 않는, 노출되는, 침해 받는 정보와 지식은 가치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유비쿼터스 사회라는 신세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목표달성에만 급급하느라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일에는 소홀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유비쿼터스 사회에서 해킹ㆍ스파이웨어ㆍ바이러스 등은 사생활 침해와 더불어 심각한 위협요소가 되고 있다. 지난 2004년 전세계 인터넷 침해 사고의 피해액이 17조5,000억원, 2005년 14조원에 달하는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건강과 경제적ㆍ정신적 여유 등은 기초적인 행복의 조건이다. 이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보루로 우리는 보험에 가입하기도 한다. 정보와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정보보호에 대한 투자와 관심도 같은 맥락이다. 정보보호에 소요되는 비용은 안전한 유비쿼터스 세상을 위한 최소한의 보험이다. 행복한 유비쿼터스 사회의 존속을 위해 마지막 안전장치인 정보보호에 관심은 물론 투자도 서슴지 말아야 한다. 이제 더 이상 미루면 시간이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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