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4월 6일] 운전중에는 DMB를 끄자

신호등과 차량 내 계기판 등을 쉼 없이 체크하기도 바쁜 운전자의 눈에 또 하나의 볼거리(?)가 생겼다. 차량용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ㆍ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이 바로 그것. 최근 내비게이션 대중화와 더불어 내비게이션 장치에 DMB 기능이 내장된 제품의 보급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차량용 DMB 누적대수가 600만대에 달한다고 하니 전체 차량 3대 중 1대 꼴로 보유한 셈이다. 차량으로 이동하면서도 멀티미디어 방송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그러나 운전 중 DMB 시청은 운전자의 주의를 분산시켜 교통사고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 실제로 주위에서 종종 DMB 시청에 따른 사고사례를 듣곤 하지만 DMB 시청 때문에 발생한 공식적 교통사고 건수는 통계상으로 잡히지 않고 있다. 운전하면서 실제 시청했는지 여부의 증명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일 뿐만 아니라 운전자 스스로 DMB 시청 중 사고를 유발했다고 시인할 것을 기대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사전대비책 없이 운전 중 DMB 시청을 암묵적으로 허용하는 제도적 미비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폐해 때문에 국회에서도 운전 중 멀티미디어방송이나 영상녹화물(CDㆍDVD 등)을 시청하지 못하도록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한편 현재 매립형 내비게이션 및 DMB 장치를 장착한 일부 차량의 경우 운전자 안전을 위해 주행 중에는 영상이 자동적으로 꺼져 음성만 들리도록 할 뿐만 아니라 정지시 외에는 채널변경 등 조작 자체가 되지 않도록 안전사양을 채택하고 있다. 이처럼 주행하고 있을 때는 영상 시청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도록 하는 기능을 DMB 제작단계부터 적용하는 방안의 마련이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운전 중 무심코 행한 크고 작은 행위들 때문에 전체 교통사고의 절반 이상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나 자신과 가족 그리고 불특정 다수를 위험에 빠뜨리는 우(愚)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오늘부터 운전 중에는 DMB를 잠시 꺼두도록 하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