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제입찰 투명하게

IMF사태이후 국제입찰이 기업구조조정의 주요 수단이 되고 있다. 외자도 유치하고 대외신뢰도를 높이는 취지도 살릴 수 있다. 무엇보다도 입찰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해야 이런 효과는 극대화될 수 있다.그러나 최근 굵직한 국제입찰에서 석연찮은 일처리가 잇따라 벌어져 물의를 빚고있다. 채권단이 뚜렷한 설명없이 입찰결과를 번복하거나 막판에 낙찰자 선정을 연기하는 등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국제입찰에서 가장 중요한 공정성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외자유치에 찬물을 끼얹고 대외신인도 마저 떨어뜨리지 않을까 걱정된다. OB맥주와 미국의 쿠어스가 입찰 제안서를 제출한 진로 쿠어스맥주입찰의 경우 지난 2일 채권단이 일단 유찰했다가 강한 반발에 밀려 쿠어스를 우선협상대상기업으로 선정했지만 다시 유찰시키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입찰결과 발표내용이 불과 3시간사이에 정반대로 번복된 것은 누가봐도 자연스럽지 못하다. 특정 입찰참여업체가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해 입찰을 연기했다는 해명은 이해하기 어렵다. 한푼이라도 더 많이 받고 팔기 위한 열의를 모르는 바는 아니나 그럴 수록 과정이 떳떳해야 한다. 입찰조건에 미리 단서를 달았어야 했다. 입찰기한이 지났는데 수정안을 제출할 수 있는지에 대해 국제관례다, 아니다하며 주장이 엇갈리는 자체가 논란의 빌미를 이미 제공한 셈이다. 2년여를 끌어온 한보철강의 국제입찰이 막판에 연기된 것도 석연치 않다. 매각절차가 수의계약이라 매각조건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 언제든지 수정제안서를 요구하는데 법적 하자는 없다고 해도 이런 식으로 너무 오래끌면 의혹만 불거지게 마련이다. 특정업체 봐주기가 아니냐는 반발이 나오는 것을 보면 재입찰의 결과에 과연 승복할지도 의문이다. 진로 쿠어스맥주의 경우는 쿠어스측이 법적대응에 착수할 태세여서 자칫 국제적 파문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주요 기업의 국제입찰에서 산업정책차원의 특정기업선호는 있을 수 있다. 제값받기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입찰과정에서 공정성과 원칙이 흔들리면 결과적으로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외국기업들도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하고 매끈한 처리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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