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다문화 무지개를 만들어가는 中企


세월이 흐를수록 무지개가 좋아진다. 올 여름에도 일곱 색상 무지개가 만들어낸 아름다움에 한참을 멍하니 바라본 적이 있다. 무지개는 친구들과 함께 동네 동산을 헤매던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하기도 하고 지천명을 넘어선 지금도 내 마음을 설레게 한다. 무지개처럼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환하게 웃음 짓는 조화로운 세상을 생각해본다. 우리 민족은 무지개와는 다른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 바로 단색의 미다. 우리 민족은 수천년 동안 단일민족을 이뤄오면서 '백의민족'이라 불렸고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대한민국을 뒤덮었던 색상은 정열을 상징한 단일 색인 붉은색이었다. 단일 색은 순수혈통을 상징한다. 일제강점기, 동족상잔의 아픔을 이겨내고 1960~1970년대 산업화를 이끈 국민적 에너지는 단일 색, 단일민족의 정체성이었으며 이는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었다. 하지만 이런 단일 색의 대한민국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바로 다문화시대의 도래다. 거리에는 베트남 쌀국수집, 인도 카레집이 생겨나고 차도르로 몸과 머리를 덮은 이슬람교 여성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신문∙방송에서는 다문화 가정, 다문화 사회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리고 있으며 최근에는 농촌 결혼의 약 40%가 국제 결혼일 정도로 다문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돼가고 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다문화의 최전선에 있다. 중소기업에는 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스리랑카 등 다국적 외국인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청년 구직자의 중소기업 취업기피로 발생한 것이다. 인력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이 마지막으로 선택한 카드는 외국인 근로자다. 이미 1990년대 중반부터 도입된 외국인 근로자는 현재 제조업종에만 20만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중소기업 생산활동의 일익을 담당한 지 오래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글로벌 시대를 맞이해 기로에 서 있다. 대처방식에 따라 그 자리에 주저앉을 수도, 세계로 도약할 수도 있다. 40일간의 홍수로 온 세상이 물에 잠긴 후 방주를 나온 노아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약속은 무지개였다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 무지개는 비바람 치는 역경 뒤에 떠오르는 희망이다. 또한 조화와 균형을 상징한다. 외국인 근로자를 품에 안고 세계로 도약하며 다문화 무지개를 만들어나가는 우리 중소기업의 모습을 그려보며 미소 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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