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주요그룹 연말인사 새바람] '4대 흐름'이 재계에 변화 몰고 온다

① 성과보상 ② 3세경영 ③ 형제경영 ④ 세대교체<br>삼성·LG 등 신상필벌 확고히 실적따라 CEO 유임·승진<br>오너 3세들 내년 전면 배치 시장 평가 시험대에 올라<br>SK·동국제강 등 형제경영 구축 기업마다 젊은 리더도 잇따라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첫해인 2011년을 앞두고 주요 그룹들이 연말 정기인사를 통해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성과가 탁월한 부장급 간부들을 대거 30~40대 임원으로 올리는 동시에 오너 3세들이 사장ㆍ부회장 직급에 오르며 경영 전면에 부상했다. 젊은 조직으로의 변신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인사의 원칙인 '신상필벌'에 따라 임기와 상관없이 1년 만에 물러난 최고경영자(CEO)가 나온 반면 자리를 그대로 지킨 장수 CEO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장세욱 유니온스틸 사장 등이 주요 계열사로 자리를 옮기거나 승진하면서 형제경영 인사가 두드러진 것도 연말 재계 인사의 한 특징이다. 다만 이르면 27~28일 인사를 앞둔 현대차그룹의 경우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로 승진을 시키며 세대교체형 고위임원 인사를 단행한 관계로 이번 변화폭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ㆍLGㆍSK 등 주요 그룹의 연말 정기인사가 마무리된 가운데 ▦성과보상 ▦3세 경영체제 돌입 ▦형제경영 체제 개막 ▦세대교체 등 4대 흐름이 올해 재계 인사의 뚜렷한 특징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20대 경영인이 전면에 등장하는 등 3세 경영체제 구축을 통한 오너십의 약진도 돋보였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말 정기인사 키워드는 아마도 성과보상과 젊은 조직 구축이 될 것 같다"며 "특히 내년에는 3세 경영인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이들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과보상 인사 확립=이번 인사에는 성과를 근거로 한 인사 원칙이 확고히 자리잡았다. 성과가 있는 CEO는 재임기간에 상관없이 유임됐고 30대 임원도 등장했다. 성과보상 인사는 올해를 계기로 재계의 확실한 인사 원칙으로 굳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그룹은 실적을 인사에 그대로 반영했다. 올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반영해 임원 승진자가 총 490명이나 됐다. 이는 지난해(380명)보다 110명이나 많은 규모다. 상무 직함을 달고 임원이 된 사람도 318명에 이르고 30대 임원도 탄생했다. LG그룹도 성과보상형 인사를 단행했다. CEO 대부분을 유임시킨 것이 대표적인 예다. 성과가 좋은 CEO의 경우 재임기간을 고려하지 않았다. 임원 인사에서도 뛰어난 실적을 보인 직원들을 과감하게 발탁했다. GS그룹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임원 승진 대상자는 총 29명으로 이 가운데 성과가 좋은 40대 임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성과보상 인사의 한 단면으로 실적이 좋지 못한 임원과 CEO는 재임기간에 상관없이 교체됐다. 삼성그룹의 경우 임기를 1년 갓 넘긴 CEO를 갈아치웠다. 임원도 490명이 승진했지만 동시에 210명이 옷을 벗었다. LG그룹도 실적이 좋지 않은 임원을 바꾸는 등 성과보상 인사가 큰 특징으로 나타났다. ◇시험대에 오른 3세 경영체제=3세 경영체제 개막도 올해 인사의 특징 가운데 하나다. 삼성그룹의 경우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씨와 장녀인 이부진씨가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차녀인 이서현 전무도 부사장에 올랐다. 이로써 삼성그룹의 3세 경영인들은 본격적으로 경영능력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대림그룹도 오너 3세인 이해욱 대림산업 석유화학 부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3세 경영체제 개막을 알렸다. 20대 3세 경영인도 전면에 등장했다. 대한전선은 올해 정기인사에서 설윤석(29) 부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설 신임 부회장은 고 설원량 전 대한전선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재계 최연소 부회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올해 인사를 통해 재계는 대다수 그룹에서 3세 경영체제가 대세를 이루게 됐다. 특히 이들은 1968년생과 1970년생이라는 공통된 특징을 갖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1968년생이다. 이외에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진원 두산인프라코어 전무, 박태원 두산건설 전무, 이우현 OCI 부사장 등도 1968년생 동갑내기다. 1970년생인 이부진 사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동갑내기다. ◇믿을 것 형제뿐, '형제경영'도 증가=LG그룹이 형제경영 시대를 열자 다른 그룹들도 잇따라 동참하고 있다. SK그룹은 24일 인사에서 최태원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 부회장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수석부회장은 이번에 새로 생긴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이에 따라 형제가 대내외 사업에 대해 역할을 분담하며 SK그룹을 이끌게 됐다. 동국제강도 올해 인사를 통해 형제경영 시스템을 구축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동생인 장세욱 씨가 부사장에서 유니온스틸 사장으로 승진 전보된 것이다. 앞서 LG그룹의 구본무 회장이 실적부진을 이유로 LG전자 CEO를 교체하면서 그 자리에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을 임명한 것도 눈길을 끌고 있다. ◇젊어지는 조직, 세대교체 단행=젊은 임원의 등장에 따른 세대교체도 이번 재계 정기인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징 가운데 하나다. 이는 새로운 10년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젊은 리더, 젊은 조직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판단한 기업들이 부쩍 증가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SK그룹은 주요 계열사 사장급 보직에 새 인물을 과감히 기용했다. 이 과정을 통해 최근 10년간 IT산업을 통해 SK그룹의 성장을 이끌어온 'OB'들이 한꺼번에 일선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연령대로 보면 일선에서 물러난 인물들은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이다. 반면 이번 인사에서 새로 기용된 사장급 인사는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으로 젊어졌다. GS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29명에 대해 임원 승진 발령 인사를 실시했다. 이 가운데 특히 40대가 12명에 달해 40대 임원들의 진출이 돋보였다. 임원 승진 대상자 29명의 평균나이는 49.7세로 50세를 넘지 않았다. 세대교체 바람을 몰고온 삼성그룹도 3세 경영인이 전면에 부상하면서 젊은 리더들이 대거 발탁됐다. 특히 삼성은 이번 임원 인사에서 임원 승진 연한을 고려하지 않고 유능한 부장급 인력에 대해서는 전격 임원으로 승진시키기도 했다. 이 같은 세대교체 인사폭은 내년 정기인사에서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3세 경영인 체제가 구축되면 그에 맞는 젊은 인물의 중용을 더 늘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 CXO연구소가 올해 1,000대 기업 CEO 평균연령을 조사한 결과 56.6세로 조사됐다. 지난해보다 0.4세 젊어진 것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최근 들어 1960년대생의 주도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한국 재계가 젊은 임원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