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99 마스터스] 올라사발, 침착함으로 그린재킷 입었다

오거스타내셔널클럽의 골프신은 올해도 「흥분」보다는 「침착함」의 손을 들어주었다. 스페인의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은, 파5 13번홀에서 이글을 기록한뒤 추격발판을 마련한데 흥분했던 그레그 노먼을 특유의 침착함으로 제압해 99년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됐다.올라사발은 12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에서 끝난 올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서 8언더파 280타를 기록, 데이비스 러브3세를 2타차로 제치고 그린재킷을 차지했다. 우승상금 72만달러(한화 약 8억6,000만원) 올라사발과 숨막히는 신경전을 펼쳤던 노먼은 공동 3위(5언더파 285타)로 처져 「마스터스 막판 부진」의 징크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날 우승의 갈림길은 아멘코너 마지막홀인 13번홀(파5, 485야드)이었다. 12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해 11번홀의 버디를 무위로 돌린 노먼은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이를 악물며 2온에 성공했고, 4㎙ 내리막 훅라이의 이글퍼팅을 홀에 넣었다. 드디어 노먼이 1타차 단독선두에 나서는 순간이다. 그러나 올라사발은 가만있지 않았다. 그가 퍼터를 살짝 밀자 홀 왼쪽 약 3.5㎙거리에 있던 볼은 왼쪽으로 살짝 휘는듯 하더니 다시 라인을 타고 홀에 떨어졌다. 버디. 7언더파 공동선두가 됐다. 그린끝에서 기다리던 노먼을 향해 올라사발은 『나도 해냈다』는듯 손짓을 했다. 티 샷을 러프에 떨어뜨린뒤 3온 했던터라 자칫 위기를 맞을 수 있었던 올라사발은 이렇게 선두를 내주지 않았고 결국 끝까지 지켜냈다. 16번홀(파3)에서 1㎙가량되는 버디퍼팅으로 우승에 쐐기를 박긴 했지만 올라사발은 사실 13번홀 버디로 노먼과의 신경전에서 승리했다. 노먼에게 13번홀은 치명적이었다. 회심의 이글로 선두질주를 노렸던 노먼은 올라사발이 버디를 건져내자 실망하는 빛이 뚜렷했고 이후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굳게 다문 입과 크게 뜬 눈에서는 우승의지가 강하게 빛났으나 마음의 평정은 이미 사라지기 시작했다. 14번홀에서는 티 샷이 오른쪽 러프에 떨어지는 바람에 보기, 15번홀 역시 그린미스에 이은 보기를 범했다. 16번홀에서는 2㎙쯤 되는 짧은 버디퍼팅까지 흘러버리면서 노먼의 우승기회는 물건너 가버렸다. 노먼은 결국 앞팀에서 조용히 스코어를 줄여가던 데이비스 러브 3세에게도 1타차로 밀려 공동 3위에 그쳤다. 16번홀에서 그림같은 칩샷 버디로 갤러리의 환호를 받았던 러브 3세는 2타차 단독 2위에 만족했다. 우승후보 0순위로 꼽혔던 데이비드 듀발은 이날 2언더파 70타를 기록한데 힘입어 합계 3언더파 285타로 필 미켈슨, 리 웨스트우드 등과 공동 6위를 이뤘고 타이거 우즈는 합계 1오버파로 공동 18위에 그쳤다. 지난해 우승자인 마크 오메라는 합계 5오버파 293타로 공동 31위에 처졌다. /김진영 기자 EAGLEK@SED.CO.KR

관련기사



김진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