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환씨 동거녀 딸, 수십억 사기
김광수 기자 bright@sed.co.kr
전경환씨의 동거녀 딸이 필리핀 정부와 친분이 있다고 속여 수십억원 규모의 사기행각을 벌이다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1일 필리핀의 국책사업권을 따내고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은닉 재산을 물려받았다고 속여 수십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김모(32ㆍ여)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윤모(46ㆍ여)씨 등에게 “필리핀 정부로부터 9,000억원 상당의 외자유치 약속과 50만톤 규모의 납 채굴 사업권을 받았다”고 속여 지난 2003년부터 최근까지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16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또 윤씨가 갖고 있는 한 중소기업 대표의 30억원짜리 약속어음을 할인해주겠다고 넘겨받은 뒤 이를 사채시장에 유통시켜 30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의 어머니는 1980년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씨와 20여년 동안 동거해왔으며 전씨와 어머니가 1990년대 말 필리핀으로 도피한 뒤 수시로 필리핀과 한국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김씨는 자신의 어머니가 전씨와 함께 지내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 “필리핀 정부로부터 한국의 전직 대통령 가족 예우를 받고 있으며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은닉재산 420조원을 양도받았다”고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또 사기 혐의로 수배를 받고 있는 전씨가 이번 사건에 연루돼 있는지와 어머니의 공모 여부 등을 함께 조사 중이며 조만간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입력시간 : 2007/11/01 1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