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무분규 임금협상 타결 확산되길

노조가 임금동결에 합의하고 임금 및 단체협상을 사측에 위임하는가 하면 그동안 노사 간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려온 쟁점 사안에 대해 양보하는 사례가 잇따라 올해 협력적 노사관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동국제강ㆍ유니온스틸ㆍ유니온코팅ㆍ국제종합기계ㆍ동국통운 등 동국제강그룹 5개 계열사 노조는 지난 10일 올 임금 및 단체협상을 사측에 일괄 위임했다. 노조가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고 기업가치 창조ㆍ발전을 위한 변화주체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라는 이유에서다. 그룹 계열사 전체 노조가 한꺼번에 협상을 사측에 맡긴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앞서 LG전자는 노조의 임금동결 합의로 올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특히 회사의 실적이 좋고 임금인상의 주요인 중 하나인 물가가 가파른 오름세를 보여 임금인상 요구의 명분이 있는데도 임금을 동결하거나 사측에 위임했다는 점에서 노조의 결정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LG전자는 지난해 1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좋은 실적을 기록했었다. 툭하면 파업을 벌여 강경노조의 대명사격으로 불려온 자동차업계에서도 노조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기아차가 이달 초 생산라인 인력 전환배치에 합의했으며 쌍용차 노사도 이를 협의하고 있다. 생산인력 전환배치는 자동차 회사들의 숙원사항이었다. 시장상황에 따라 인력 및 공장 가동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어 인건비 절감 및 생산성 향상 효과가 있기 때문인데 그동안에는 노조가 동의하지 않아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이들 노조의 변화는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상생의 노사관계는 기업의 경쟁력과 지속적 성장의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상대적으로 고임금인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과다한 임금인상을 자제하면 기업으로서는 그 여유분을 비정규직 임금인상으로 돌릴 수 있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별해소에 도움이 된다. 또 인건비 추가 부담이 없는 만큼 투자 및 기술개발 여력이 늘어나 기업의 경쟁력도 높아진다. 노사평화는 어느 때건 중요하지만 특히 지금은 더욱 그렇다. 우리 경제의 대내외 여건이 아주 좋지 않기 때문이다. 양보와 타협을 통한 노사협상이 확산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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