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30년만에 일본에 공장 짓는 혼다車

일본 혼다자동차가 30년 만에 다시 일본에 공장을 짓기로 했다. 혼다는 일본 자동차회사 가운데 가장 먼저 일본을 탈출한 회사다. 그런 혼다가 30년 만에 다시 일본에 공장을 짓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일본의 기업환경이 그만큼 좋아졌기 때문이다. 수십년간 분규가 없는 안정된 노사관계와 뛰어난 노동력, 우수한 품질의 부품을 쉽게 조달할 수 있는 점 등이 혼다를 일본으로 다시 불러들인 것이다. 물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세제혜택 등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기업유치노력도 큰 몫을 했다. 혼다는 이번 사이타마현 공장건설과 함께 미국에도 추가공장을 건설한다. 혼다 외에 도요타와 닛산자동차도 일본내 증설과 글로벌기지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의 빅3가 곤경에 빠진 틈을 이용해 세계자동차시장을 제패하겠다는 전략이다. 우리는 어떠한가. 현대자동차는 총수의 구속으로 경영공백이 장기화함으로써 국내외사업이 잇따라 차질을 빚고 있다. 체코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지어 2008년 하반기 양산에 들어가려 했으나 아직 기공식도 못하고 있다. 2007년 말께 생산과 시판에 나설 예정이었던 하이브리드 카의 양산도 2009년 이후로 늦추었다. 출발부터 앞선 일본 자동차회사들은 더욱 속도를 내며 저만치 앞서 가고 있는데 우리는 뒷걸음질치고 있는 형국이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약속과는 달리 기업인들의 사기도 그야말로 바닥이다. 경쟁국에 비해 노동생산성이 바닥권인데도 노조는 협상에 앞서 파업부터 시작하고 보니 사업할 의욕이 날리 만무하다. 국가경쟁력이 9계단이나 떨어진 것은 우리의 기업환경이 얼마나 악화되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일본 경제가 10년 불황을 극복하고 호황가도를 질주하고 있는 것은 정부는 규제완화에 앞장서고 노조는 무분규ㆍ무파업으로 기업할 맛나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혼다자동차처럼 우리도 중국과 동남아 등으로 나간 기업들을 불러들여야 한다. 그렇게 될 때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인 저성장은 물론 고령화ㆍ저출산, 청년실업 등도 자연히 해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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