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의 올해 업무계획에는 실생활과 관련된 내용도 많아 눈길을 끈다. 우선 각종 고급제품 가격이 크게 내려가고 노인과 퇴직자 등의 생활형편이 조금이나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단 담배 가격은 500원 인상되고 소주와 양주 가격도 올라 중산층이나 서민들의 부담은 늘어나게 된다.
◇특소세 언제, 얼마나 내릴까=특별소비세란 유류나 승용차, 고급ㆍ사치용품에 대해 5~20%나 정액을 물리는 세금이다. 정부는 내수진작차원에서 원칙적으로 특소세를 폐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올해안에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서 통과되면 내년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최고 20%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보석과 귀금속, 사진기와 시계, 모피, 융단, 고급가구, 골프채 등이 대상품목. 로얄제리와 녹용ㆍ향수 가격은 최고 7% 인하될 전망이다. 정액제로 내는 골프장 이용료에 붙는 특소세도 취득ㆍ등록세 등 지방세가 중과되지 않는 제주도지역 골프장 등의 경우에는 폐지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 경우 제주도 골프장 이용료가 특소세(1만2,000원)만큼 싸질 전망이다.
다만 자동차나 유류, 에어컨과 PDP TV 등은 경감 대상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이들 상품군이 전체 특소세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90%로 세수감소는 약 3,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경마장, 유흥주점, 경륜장, 카지노 등도 특소세 경감 고려 대상에서 제외됐다.
◇노인렴彫汰?`이자로 생활` 가능해지나=노인과 퇴직자 등이 이자로 최저생계비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세제를 지원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비과세 저축 한도를 늘려주겠다는 뜻이다. 다만 노인이나 퇴직자에 국한해 예외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백운찬 재경부 소득세제과장은 “현재 고령자 비과세 저축한도는 약 8000만원으로 이자로 따지면 30만원 수준에 불과해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친다”며 “고령자들이 이자로도 생계비를 상당부분 커버할 수 있도록 세제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제지원 방법은 비과세 저축한도를 늘리거나 가입자격을 완화하는 등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며 “추후 검토작업을 거쳐 빠르면 올 하반기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술ㆍ담배값 얼마나 오를까=올 하반기부터 술과 담배의 소비자 가격이 올라 간다. 우선 담배 가격의 500원 인상이 거의 확정된 상태다. 재경부는 “담배소비세와 건강증진기금 항목을 모두 올려 총 500원을 인상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인상일자는 비밀에 부쳐지고 있다. 사재기를 막자는 취지에서다.
소주와 양주 가격은 내년부터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 정기국회에서 주세법을 개정해 내년쯤 소주와 양주세금을 올릴 계획이다. 가격 인상폭은 맥주세율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액에 달렸다. 맥주 세율 10% 인하시 1,300억원의 세수 감소가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 3,500억원의 세수 확대 효과를 볼 수 있는 선에서 가격인상폭이 결정될 전망이다. 김진표 부총리는 “5,6월경에 자세한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량기자 s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