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MB정부서 첫 EPB출신 경제 사령탑 나오나

관료출신 재정부 장관설, ‘순차개각’ 등 각종 說 난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개각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윤 장관은 이날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ADB(아시아개발은행) 총회에 참석한 금융기관장들과 만나 “오늘 이 자리가 여러분과 만나는 마지막 자리가 될 것”이라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날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이 시작되는 8일 이전에 개각명단을 발표한다는 방침 이외에는 개각에 대해 어떤 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개각 인선안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는 이유는 ‘필요ㆍ충족’ 조건을 갖춘 적임자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의 인사취향 대로 업무능력만 중점적으로 본다면 크게 어려울 것이 없겠지만, 집권 종반기의 친정체제 구축에 적합해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시키면서도 ‘회전문 인사’ ‘측근인사’ ‘옹고집인사’ 등의 비판도 피할 수 있도록 지역과 출신학교를 적절히 안배한 인사 틀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작업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할 만한 사람을 고르기가 어렵다는 점이 이 대통령의 개각 결정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청와대 인사비서관실에서 여러 요소를 충족시키는 인물들을 엄선해 놓고도, 막상 엄격해진 인사시스템을 통해 검증해 보면 이를 통과 못하기 일쑤이고, 아예 국회청문회가 두려워 입각을 고사하는 인사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이 대통령의 개각작업이 안개 속으로 빠지면서 이번 개각을 둘러싸고 ‘깜짝 카드’가 등장할 수도 있다든지, ‘순차 개각’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등 새로운 추측이 계속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개각의 최대 관심인 기획재정부장관 인선을 둘러싸고 각종 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이 자리엔 당초 측근 기용설이 뜨면서 백용호 정책실장, 윤진식 한나라당 의원, 임태희 대통령실장 차출설이 나왔으나, 다시 관료출신 등용설이 나오면서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김영주 전 산업자원부 장관,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 등 경제기획원(EPB) 출신들의 하마평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처럼 EPB 출신들이 거명되고 있는 것은 보통 정권 말기에는 거시분야에 강한 관료들이 중용됐었다는 전례에 따른 관측이어서 이 대통령의 최종결정이 주목된다. EPB 출신이 기획재정부 장관에 낙점될 경우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EPB 출신 경제팀 사령탑이 탄생하는 것이다. 정권 후반기 인사 특성의 하나로 이와 더불어 ‘순차 개각설’도 고개를 들고 있다. 법무부 장관 교체는 시기적으로 오는 7월 검찰총장의 임기와 맞물려 단행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인식에서 나온 관측이지만, 이전의 노무현정부도 정권 말기에 ‘순차 개각’과 ‘친정체제 강화’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기 때문에 순차 개각은 이 대통령에게 부담스러운 선택이다. 현재까지 업무능력과 지역안배 등을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장관 후보로는 환경부 장관에 부산 출신으로 대운하공약을 주도했던 박승환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이, 국토해양부 장관에는 서울 출신의 김건호 수자원공사 사장이, 농수산식품부 장관엔 충남 출신인 홍문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법무장관엔 대구 출신의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이, 통일 장관엔 경북 상주 출신의 류우익 주중 대사 등이 유력하게 거명되고 있다. 하노이=김능현 기자 nhkimc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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