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대출금리 그들만의 리그

기준금리 내렸는데… 2금융권 수년째 요지부동<br>조달금리 확 떨어졌지만 카드론 2년새 찔끔 하락<br>현금서비스는 되레 올라 저축銀도 15%대 머물러<br>당국 금리정책 온기 못느껴 서민들 고금리 고통 가중


서민들이 당국 금리 인하 정책에 따른 온기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저축은행ㆍ카드 등 제2금융권의 수신ㆍ조달금리가 내려갔지만 높은 대출금리는 수년째 요지부동이다. 2금융권을 이용하는 주요 고객인 서민과 영세 상공인들은 가뜩이나 경기 침체로 힘든 데다 금융권 전반의 낮아진 금리 혜택마저 누리지 못해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카드사 금리는 되레 올라=카드사들은 기준금리 인하로 카드채 등 조달금리는 뚝 떨어졌지만 카드론의 평균 금리는 지난 2년 새 별반 차이가 없으며 현금서비스 금리는 되레 올랐다.


카드사는 카드채와 기업어음(CP)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그중에서도 카드채 비중은 조달의 절반에서 많게는 70%까지 차지한다. 카드채 금리가 내려가면 조달금리도 자연스럽게 내려갈 여력이 생기는 구조다. 실제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카드채 금리는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카드채(3년물) AA+ 신용등급의 금리는 2011년 4.37%에서 현재 2.91%로 1.46%포인트 하락했으며 7년물은 같은 기간 2.01%포인트 떨어졌다.

하지만 일선 현장에서의 대출금리는 따로 논다. 이달 20일 여신협회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현금서비스 평균 이자율은 2011년 1ㆍ4분기 20.04%에서 2013년 1ㆍ4분기 21.9%로 오히려 1.86%포인트 높아졌다. 롯데카드ㆍ신한카드 등 대부분 카드사들의 현금서비스 이자율도 상승했다.

카드론은 찔끔 하락했다. KB국민카드의 카드론 평균 이자율은 같은 기간 17.28%에서 16.78%로 0.5%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신한카드는 같은 16.9%에서 16.07%로 0.83%포인트 하락하는 등 대부분 카드사가 미미한 변화를 보였다. 최고 이자율도 바뀐 게 없다. 올 1ㆍ4분기 현대ㆍ롯데카드의 현금서비스ㆍ카드론 이자율은 최고 28.50%, 28.19%로 2011년과 변동이 없다. 카드업계는 카드채가 중장기로 발행하고 매달 바뀌는 은행권의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와 달리 고정금리이기 때문에 즉각적인 금리 반영이 어렵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대카드 등 일부 카드사들이 2011년부터 3개월마다 바뀌는 양도성예금증서(CD)에 연동하는 변동금리 카드채 발행을 늘리고 있는 데다 올 들어 카드채 발행만 2조2,500억원을 넘어서는 등 낮은 조달금리로 자금을 끌어들여왔다.


이 때문에 장기 고정금리로 조달하기 때문에 대출금리 인하 여력이 없다는 변명은 궁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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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금리도 요지부동=은행권처럼 수신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저축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예ㆍ적금 금리를 낮추면서 대출 금리 인하 여력이 생긴다.

저축은행 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평균 정기예금은 2011년 5월 4.73%(1년 기준)에서 2013년 5월 3.10%까지 1.63%포인트 떨어졌다. 하지만 2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가중평균 대출금리는 2011년 3월 기준 15.41%에서 2013년 동월 15.28%로 고작 0.13%포인트 낮아지는 데 그쳤다.

저축은행업계는 대출금리가 은행과 달리 CD 등에 연동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금리 인하분을 반영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1금융권과 달리 기준금리 변동분이 바로 금리에 반영되는 것이 아니므로 금리에 변화를 주기는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2금융권도 체계적인 신용대출 시스템 구축 등으로 인하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금융권의 금리 인하가 힘든 본질적 이유를 빈약한 신용평가시스템(CSS) 탓이라고 지적한다. 저신용자들의 부실률을 막을 수 있는 선진적 CSS를 꾸준히 개발해야 금리 하락의 여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신용평가를 체계적으로 하지 못하는 2금융권이 이를 보완해 금리를 낮추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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