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산별노조 교섭방식 회의론 고개

노사 모두 경험적어 혼란… 사측선 협상 기피도

산별노조 교섭방식 회의론 고개 노사 모두 경험적어 혼란… 사측선 협상 기피도 • 병원노사 '주5일제'등 의견 접근 17일로 보건의료노조의 파업이 8일째를 넘어서자 우리나라 산별노조의 교섭방식에 대한 회의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병원노사의 협상은 기업별 노사협상이 아니라 산업별로 구성된 노조와 사업자단체가 교섭을 벌이는 산별교섭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핵으로 부상한 각 병원별 노조였던 보건의료노조의 경우 산별노조로 전환한 것은 지난 98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사용자측이 지난 6년간 산별교섭에 응할 수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아 협상 자체가 이뤄지지 않다가 올해 첫 산별교섭을 벌이게 된 것이다. 사용자측이 이처럼 산별교섭을 반대하고 꺼리는 근본적인 원인은 그간 국내에서 몇 번 이뤄졌던 산별교섭이 노조의 지나친 요구로 파행을 겪어왔던 경험 때문이다. 국내의 대표적인 산별노조로는 금속노조와 금융산업노조ㆍ운송하역노조를 꼽을 수 있다. 지난해 첫 산별교섭을 가졌던 금속노조의 경우 사용자측은 산별교섭ㆍ지부별(지역)교섭ㆍ개별기업교섭 등 3단계의 단체협상을 벌이면서 지쳐버렸다. 금속노조 사용자측의 한 관계자는 "노조측이 지난해에 수용이 불가능한 것까지 과도하게 요구하는 것을 경험한 경영자들이 올해는 아예 산별교섭에 고개를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별 노조가 대다수고 산별노조는 30여개 수준에 불과한데다 산별교섭의 역사가 일천해 노와 사 모두 산별협상 경험이 적어 오히려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전문가들은 현재 진행 중인 보건의료노조가 금속노조의 전철을 밟지 않고 명실상부한 산별교섭체제로 가기 위해서는 교섭 첫해인 올해에는 교섭주체를 명확히 확인하는 작업에 초점을 맞추고 나머지는 서로 양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연구원 이주희 박사는 "노동계는 병원 쪽이 그간 쟁점이 됐던 주5일 근무를 받아들이기로 한 만큼 이제는 근로조건에 관해서는 매듭을 짓고 내년 산별교섭에 대비해 명확한 문구로 산별기본협약을 맺는 선에서 타결하는 게 합리적인 해결책인 것 같다"고 권고했다. 정승량 기자 schung@sed.co.kr 입력시간 : 2004-06-17 17:14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