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2월24일] 뉴커먼

영국은 물론 프랑스와 독일ㆍ헝가리 등 유럽 전역과 미국에서 그의 증기기관 백여대가 돌아갔다. 그의 발명품은 ‘실용적 증기기관의 효시’로 꼽힌다. 그는 누구일까. 제임스 와트? 아니다. 주인공은 토머스 뉴커먼(Thomas Newcomen). 1663년 2월24일, 영국 다트머스에서 태어난 뉴커먼은 철물점 주인. 거래선인 광산의 최대 고민이 갱도에 차오르는 물의 배수라는 점을 알게 된 뉴커먼은 세이버리 엔진의 개조에 들어갔다. 1697년 나온 세이버리 엔진은 상업적으로 판매ㆍ보급된 최초의 증기기관이었지만 열효율이 낮고 폭발 위험도 높았던 증기 펌프. 뉴커먼은 고생 끝에 ‘대기압 엔진’을 개발, 1712년 스태퍼드셔 광산에 설치했다. 세계 석탄 생산의 83%를 차지하던 영국에 판로는 널려 있었다. 특허 신청 7건 중 한 건이 광산의 배수에 관한 아이디어였던 시절, 갱도의 물을 퍼내는 최신 기계는 빠르게 퍼졌다. 제임스 와트가 뉴커먼 엔진보다 열효율이 4배 가량 뛰어난 증기기관을 만들어낸 것도 글래스고 대학의 기계수리공으로 일하며 뉴커먼 엔진을 고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기술사학자인 영국의 롤트는 ‘인류 역사상 가장 뛰어난 발명가는 뉴커먼’이라는 평가를 남겼다. 영국에서 세이버리-뉴커먼-와트로 이어지는 증기기관이 나온 것은 수요 덕분이다. 난방용 목재가 부족해 일찌감치 광산을 개발한 영국의 1700년 석탄 생산량은 약 300만톤. 1550년의 20만톤보다 15배가 늘어날 만큼 석탄 사용이 보편화한 가운데 갱도의 배수 문제를 극복하자는 의지가 발명과 개량을 낳았다. 증기기관은 광산의 배수 펌프에 머물지 않고 면직물 공장과 배ㆍ철도로 영역을 확대해나갔다. 광산촌 철물점 주인의 손끝에서 산업혁명의 전주곡이 울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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