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IMF 한파에 얼어붙은 내수/조업단축 확산

◎차·기계,재고소진위해 잇따라 실시/유화업계,수출가 하락으로 생산 줄여/반도체,새해·설날연휴 집단휴무 검토전국 각 사업장에 조업단축과 생산감축의 회오리가 일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경기 침체로 판매가 부진, 재고가 쌓여있는 데다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로 내수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조업단축, 감산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수주 호조로 작업물량이 많은 조선산업과 국내 공급이 달리는 철강산업을 제외하고 자동차, 반도체, 기계, 석유화학, 섬유 등 전 업종에 걸쳐 발생하고 있다. ◇자동차=기아자동차는 소하리공장의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을 한시적으로 중단키로 했다. 기아는 10일 야간작업조 부터 13일까지 소하리공장의 아벨라, 프레지오, 소형트럭 라인에 대해 가동을 일시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아산만공장은 정상가동하고 있다. 기아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재고소진과 함께 타이어 등 일부부품의 공급차질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는 현재 2만3천대의 재고를 갖고 있는데 이 가운데 아벨라가 3천3백대, 프레지오 2천대, 1톤트럭 4천3백대다. 현대자동차는 대형차 재고누적에 따라 울산공장 승용2공장 그랜저 및 다이너스티 생산라인 가동을 8일부터 중단했고 소형상용차 라인의 조업단축을 놓고 노사가 협의중이다. 승용2공장 근로자 6백명중 야간조 3백명은 일주일간 휴가에 들어갔으며 주간조 3백명은 생산라인 점검과 교육으로 일과를 보내고 있다. 이 공장은 17일부터 조를 바꿔 휴무를 실시한다. 대우자동차는 라노스, 누비라 라인의 잔업을 없앴고 현대정공도 지프형 라인의 생산을 중단하고 있다. ◇기계=공작기계의 판매부진과 자동차 불황의 여파로 재고가 쌓여있다. 현대정공은 유럽, 미주 공작기계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에 따라 울산공장 공작기계부문의 잔업을 없앴다. 이 회사는 지난달 11일부터 차량적재함을 생산하는 차체사업부의 잔업을 주야간 2시간씩 줄였고 내년 1월부터는 차륜사업부도 잔업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공작기계 전문메이커인 화천기계도 이달부터 광주, 창원공장의 잔업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석유화학=테레프탈산(TPA)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국내 및 중국 화섬업체의 수요 감소로 수출가격이 하락하자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지난 9일부터 울산공장의 정기보수 작업에 들어간 삼성석유화학은 보수기간을 예년의 7일에서 9일로 늘려 생산을 줄이기로 했다. 삼남석유화학은 여천공장 가동률을 올 하반기부터 예년의 97%에서 70∼80%대로 낮췄다. ◇반도체=세계적인 공급과잉 현상의 여파로 지난해 추석 때부터 집단휴무를 실시하고 있는 반도체 3사들은 내년 신정 연휴와 설날 연휴에도 공장 가동을 중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현대전자는 이미 최소한의 필수 인원만 남겨두고 집단휴무를 실시하기로 했으며 삼성전자와 LG반도체도 연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섬유=의류업체의 잇단 도산으로 화섬업체들의 생산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삼양사는 전주공장의 재고가 넘치자 일부 방사라인의 가동을 최근 중단, 공장전체의 조업률이 평소보다 15%포인트 낮은 80%에 머물고 있다. 이 회사는 잉여인력에 대해 공장보수작업이나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박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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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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