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연말 환율전망 의미 없다"

전문가들 "하락세 워낙 빨라 전망자체 불가능"<br>위앤貨 절상가능성 주목·대응책 마련 힘써야

“연말 환율전망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시장이 불투명하다.” 25일 원ㆍ달러 환율이 1,050원대로 내려앉자 외환 전문가들은 향후 환율전망 자체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별 의미도 없다고 입을 모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말 환율이 1,050원에서 바닥을 형성할 것으로 봤지만 최근 하락추세는 연말 수치를 내놓기가 어려울 정도로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의 원화가치가 올들어 13% 정도 올라(환율은 하락) 주요 국가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강삼모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올 연말에 환율이 얼마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얘기하는 게 우스운 상황”이라며 “며칠 전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이 ‘발권력 동원’ 가능성까지 언급했지만 며칠 만에 1,060원대가 깨진 것을 보면 환율 움직임이 우리나라 외환당국의 대응 여부에 달린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ㆍ달러 환율의 움직임이 글로벌 달러약세의 큰 틀에서 움직이는 상황에서 대외여건이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외환시장의 한 딜러는 “연말까지 전망이 의미 없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며 “미국의 쌍둥이적자가 줄거나 유럽ㆍ아시아 국가들이 단결해 압력을 행사한다거나 하는 전환점이 만들어지기까지 달러약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달러약세가 대세를 이루면서 현재 원ㆍ달러 시장에서 달러 매수세력은 거의 없다는 게 시장의 전언. 또 다른 딜러는 “나오는 물량이 워낙 많아 특별한 매도세력으로 꼽을 만한 곳도 마땅치 않다”며 “모두가 (달러를) 팔려고 하고 매수세는 실종”이라고 말했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팀 과장은 “올들어 원화가 가장 많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지난해 외환당국의 방어로 절상되지 못한 부분이 한꺼번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초 1,000원 미만이었던 원ㆍ엔 환율이 현재 1,020~1,030원을 오가고 있는 것을 보면 지난 2년간 엔화가 원화보다 더 가파르게 올랐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이 엔과 비슷한 폭으로 절상되려면 아직 환율이 더 떨어져야 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변화에 더욱 주목한다. 박재환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제 원ㆍ달러 환율이 얼마 떨어졌다는 얘기보다는 향후 대응에 대한 분석이 나와야 하는 시점”이라며 “특히 위앤화 절상 가능성과 이에 따른 파장에 대한 연구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4일 저우 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외환규제를 추가로 완화할 것이라는 뜻을 내비치면서 역외 위앤화 선물환시장에서 거래된 스와프 포인트는 전날 -0.39에서 하루 만에 -0.45로 확대됐다. 정미영 과장은 “역외 위앤화 선물거래로 추정해봤을 때 시장 참여자들은 내년 위앤화가 5.4% 정도 절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러한 위앤화 절상 기대감은 앞으로 계속 커질 것이며 이 같은 기대감은 아시아 통화에도 꾸준히 반영돼 아시아 통화의 대달러 환율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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