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IFA 2006' 현장을 가다] 고객취향 맞춤형 제품 봇물

<하> 디자인이 기술을 바꾼다…삼성·LG 첨단기술에 고품격 디자인 승부<br>대만·中등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차별화




글로벌 전자업계의 치열한 각축장인 'IFA 2006' 메세 전시장. 4일(현지시간) 방문한 이곳에는 유독 한 업체의 부스에 어린이를 비롯한 관람객들이 몰려들어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마치 장난감 가게처럼 꾸며놓은 전시장에서는 '자전거 TV' '소방차 TV' '기린 TV' 등 장난감 같지만 친근감을 안겨주는 디자인이 관람객들을 한눈에 사로잡았다. 바로 대만의 전자업체인 한스프리가 내놓은 파격적인 디자인의 TV 제품들이다. 한스프리의 한 관계자는 "개인 미디어 시대를 맞아 개인 취향에 따라 TV를 고를 수 있어야 한다"며 "1,000여개 이상의 다양한 디자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세계 디지털 트렌드를 미리 읽을 수 있는 IFA 2006. 100인치가 넘는 LCDㆍPDP TV 등 첨단기술의 모바일 제품들이 디지털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다른 한편에서는 고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디자인 혁명이 펼쳐지고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디자인의 양분화와 함께 고객 눈높이에 따른 맞춤형 전자제품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ㆍLG 등 메이저 업체들이 첨단기술에 고품격 디자인을 입혀 디지털 트렌드를 이끌어간다면 대만ㆍ중국 등 후발 업체들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윤상한 LG전자 DD사업본부장(부사장)은 "유럽뿐 아니라 세계시장에서 한국 전자업체들은 프리미엄 디자인을 바탕으로 새로운 디지털 디자인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모젤'은 고화질의 기술력과 함께 명품 디지털 TV의 맥을 이어갔다. TV 하단부의 크리스털 장식은 블루 발광다이오드(LED)를 이용해 은은한 조명을 비추며 입속에 여운이 남아 있는 화이트 와인의 달콤함을 느끼게 했다. LG전자의 모니터 '플래트론 판타지(Fantasy)'는 예술미를 최대화한 제품으로 관람객들은 물론 경쟁업체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판타지 시리즈는 '상호교감'과 '빛과 사람'이라는 디자이너의 영감을 담아 빛을 담은 도자기를 연상시켜 동양의 예술미가 돋보이는 제품으로 평가됐다. 독일 가전유통업체 미디어막트의 한 관계자는 "마치 빛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일본 샤프는 휴대폰과 전자사전의 메인 터치보드를 스왈로브스키의 크리스털로 장식해 모바일 전자제품을 고급스러운 주얼리로 탈바꿈시켰다. 효율적인 공간을 활용한 심플한 디자인도 큰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샤프는 스피커 공간을 줄이는 TV를, 독일 뢰베도 스피커 착탈식 TV를 내놓았다. IFA의 한 관계자는 "전자업계의 디자인 차별화가 갈수록 힘들어질 것"이라며 "품격을 높이거나 튀는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등 구체적인 타깃을 겨냥한 맞춤형 디자인이 뚜렷한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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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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