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결제 업무를 은행 고유 업무로 볼 수 없다. 따라서 리스크 문제가 해결된다면 금융투자회사에 이 기능을 부여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증권법학회의 '자본시장통합법 세미나'에 연사로 초청된 구로누마 에치로우(黑沼悅郞) 와세다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일본 금융심의위원회 위원)는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이 추진 중인 자본시장통합법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구로누마 교수는 한국이 제정을 추진 중인 자본시장통합법에 대해 "각 업태별규제에서 제외됐던 틈새 영역을 없애고, 큰 틀 안에서 자본시장 관련 산업이 일정한발전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통합법에 의해 탄생할 금융투자회사에 지급.결제 기능을 주는 문제에 대해 그는"지급.결제 업무가 은행의 고유 영역이라고 볼 수는 없다. 문제는 은행 이외의 기관이 이 기능을 부여받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라고 말했다.
구로누마 교수는 "따라서 리스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된다면금융투자회사에 지급.결제 기능을 부여해도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또 자본시장통합법안이 제시한 자율규제기관 통합안과 관련 "일본은 업태별로 7개에 달하는 자율규제 기관을 기능별로 2개 정도로 묶는 방안을 추진되고 있다"며 "한국도 1개로 통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로누마 교수는 이어 "일본은 지난 98년 자본시장개혁법을 통해 증권사 등이자체적으로 자산운용사를 소유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었지만, 이행 상충 등 문제 때문에 실제로 자체 운용사를 갖는 사례는 없었다"고 전했다.
구로누마 교수는 또 "일본은 금융상품 판매.권유에 있어서는 은행과 보험을 아우르는 포괄적 단일 규제 시스템을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그는 "리스크가 있는 증권 관련 상품과 안정성이 요구되는 예금.보험 상품을 동일 기준으로 규제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판매.권유 이외의 부분에 대해서는 동일한 규제가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