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증시 매수 주체 가운데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곳은 단연 연기금이다.
연기금은 연초 이후 증시가 크게 하락할 때마다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며 지수를 방어, ‘연기군’이라는 애칭까지 붙었다. 증시 수호자로 부상한 연기금이 사들이는 종목은 지수 버팀목은 물론 반등장에서 지수 상승을 이끄는 전위군 역할까지 할 수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27일까지 연기금이 유가증권 시장에서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3,578억원)이다. 뒤를 삼성생명(1,829억원)과 한국전력(1,743억원), LG디스플레이(1,400억원), SK텔레콤(1,318억원) 등이 이었다. KT(1,292억원), 우리금융(1,225), 현대차(1,191억원), 대우조선해양(1,048억원), POSCO(1,040억원) 등도 10위권 안에 들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한국전력 등의 주가는 제자리 걸음을 했지만 SK텔레콤(18.36%), 삼성생명(10.8%)은 1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기금이 매수한 코스닥 종목은 연초 이후 급상승 행진을 하며 20% 넘는 상승률을 기록한 곳이 적지 않다. 연기금 순매수 1위인 CJ E&M(362억원)은 연초 이후 26%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고 순매수 2위 메디톡스(262억원)은 31.11%, 3위 서울반도체(248억원)는 18.8%의 상승세를 보였다. 연기금이 코스닥에서 주로 사들인 종목 가운데 바이오와 엔터주들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진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연기금이 연초 이후 132억원을 순매수해 코스닥 순매수 6위 종목에 오른 씨티씨바이오는 49.7% 올랐고 7위 차바이오앤은 27.3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엔터주 와이지엔터테인먼트(15.4%)도 10%를 웃도는 수익률을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기금은 자금 특성상 장기투자를 염두에 둘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주가도 상대적으로 견조하게 유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안병국 KDB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다른 기관 투자자와 달리 연기금은 상대적으로 장기 투자에 비중을 둘 가능성이 크다”며 “코스닥 종목 가운데는 실적과 성장세를 어느 정도 확인한 종목 위주로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