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고흥길 위원장이 1일 '미디어법 개정안 회기(이 달) 내 합의처리' 방침을 밝힘에 따라 여야가 타협안을 마련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나라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도 "한나라당의 안을 상당 부분 고칠 의지가 있다"고 말해 '신문ㆍ방송 겸영 허용' 등 핵심 쟁점에 대한 타협안 도출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이 ▦종합일간지 시장점유율(발행부수 기준)이 10% 이상인 신문, 자산 10조원 이상인 재벌기업(상위 20대 상호출자제한 대규모기업집단)의 방송 진출을 제한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로 해 중재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한 내 처리'에 이견= 하지만 한나라당이 '시한을 못박은 합의처리' 방안을 제안한데 대해 민주당은 "합의처리 의지를 보인 것은 환영하지만 합의처리가 안되면 표결처리하겠다는 것은 이중적 태도이고 모순"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앞날이 그리 밝지는 않다.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여야 추천 위원들이 문화체육관광방통위에 제출한 보고서와 여야의 입장이 판이한 것도 절충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로 자율ㆍ경쟁을 중시한 한나라당ㆍ자유선진당 추천 위원들은 신문ㆍ대기업의 방송지분 보유 즉시 허용을, 여론 다양성을 중시한 민주당ㆍ창조한국당 추천 위원들은 사전에 평가ㆍ여론수렴 절차를 거치자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신문ㆍ대기업의 방송사 주식지분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측은 지상파방송사 20%, 종합편성채널사 30%, 보도전문채널사 49%(자유선진당은 10%, 20%, 40%)까지 허용하자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측은 시기상조라며 반대하고 있다. 신문ㆍ방송 겸영 문제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측은 아날로그 지상파방송 송출이 중단되는 2013년 이후, 민주당측은 여론 다양성에 대한 진단ㆍ합의가 있을 때까지 미루자는 입장이다. 1인 방송지분 소유상한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은 49%, 자유선진당은 40%, 민주당은 현행(30%) 고수로 맞서고 있다.
◇'시청점유율 제한'엔 공감대= 다만 한나라당은 신문ㆍ대기업의 방송 진입으로 의견의 다양성ㆍ자율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 '시청점유율 제한'을 수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ㆍ유료방송을 포함한 전체 방송시장에서 한 방송그룹의 시청점유율이 일정 비율 이상일 경우 초과분 편성이나 프로그램을 KBS에 위탁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용경 의원이 발의 예정인 방송법 개정안은 어느 방송사업자든 시청자점유율의 총합이 25%(신문ㆍ방송 교차소유 사업자는 15%)를 넘지 못하게 하고 초과분에 대해서는 독립제작사에 일정 방송시간을 양도토록 했다. 독일은 시청자점유율의 총합이 30%를 넘을 경우, 미국은 전파의 물리적 도달거리가 39%를 넘을 경우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의원은 핵심 쟁점인 신문사ㆍ대기업의 방송시장 진출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기준을 제시했다. 신문사의 경우 종합일간지 시장에서 발행부수 기준 10% 이상 사업자, 상위 20대 재벌에 대해서는 종합편성ㆍ보도채널 진출을 금지한 것.
따라서 종합편성채널 등 진출에 올인하고 있는 조선ㆍ중앙ㆍ동아, 방송 제작 등에 필요한 엄청난 자금을 투자할 수 있는 20대 재벌, 그리고 이를 허용하려는 여권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다. 다만 신문사의 시장점유율이 영국처럼 '20% 이상'으로 높아질 경우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지난해 언론재단이 실시한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조ㆍ중ㆍ동 3개 신문의 점유율 합계는 59.7%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