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캐논코리아가 혁신 벤치마킹 모델 된 까닭은?

■ 캐논코리아의 혁명은 포장마차에서 시작되었다<br>(류량도 지음, 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br>"경영·생산·마케팅 수행하는 1인기업… 다양한 아이디어·혁신 창출로 성공"



경기도 안산시 반월공단에 위치한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캐논코리아) 안산공장. 복합기, 복사기, 프린터 등 사무기기를 생산하는 곳이다. 5,000평 부지에 두 동의 건물이 서 있고 주차장을 겸하는 마당에는 빈 컨테이너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 겉으로 보기에 평범한 이곳을 2004년과 2005년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사장단과 주요공장장들을 데리고 3번이나 찾았다. 2009년에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이곳을 벤치마킹하겠다며 사장단과 함께 방문했다. 같은 해 웅진과 롯데그룹 사장단도 왔다 갔다. 한 대학교수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소개할만한 기업사례"라고 했고 캐논 내부에서도 전세계 주요 생산거점의 롤 모델로 선정해 수시로 교육자를 보내고 있다. 국내외 대기업들이 이 작은 공장에 주목하는 까닭은 이곳이 생산혁신 분야의 대표적인 벤치마킹 모델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 1,000여명 임직원의 생산성은 1만2,000명 중국 캐논보다 높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제품 재고율도 제로(0)다. 1995년 경쟁력이 급격히 저하돼 공장폐쇄 직전까지 갔던 회사가 거둔 성과들이다. 성과경영전문가인 저자는 한때 존폐 기로에 섰던 이 회사가 이처럼 탁월한 성과를 내면서 기업들의 롤모델로 부상하게 된 힘을 '친인간ㆍ친사회적인 기업문화'에서 찾고 그런 문화가 어떻게 정착됐는지를 이 회사가 걸어온 길을 통해 분석한다. 저자의 분석 결과 사람에 대한 예의를 다한다는 회사와 경영진의 기본적인 자세가 직원들의 다양한 창의적 아이디어와 혁신을 낳았고 결국 현재의 모습으로 나타났다는 것. 특히 이 회사 경영진이 '포장마차 아주머니'를 현대 직장인이 갖춰야 할 자기 완결형 모델로 삼는 점에 주목한다. "포장마차는 주인이 경영과 관리, 생산과 마케팅을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1인 기업입니다. 포장마차 주인의 자율성과 주인의식이야말로 현대의 직장인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입니다. 회사가 구성원들에게 자율성과 권한을 넘겨주는 순간 그때부터 그들은 노동자가 아니라 경영자가 됩니다." 그간 캐논코리아 안산공장의 변화를 끌어온 김영순 생산본부장(전무)의 말이다. 회사의 현재 성과는 현장작업자들에게 쥐어준 자율책임 경영과 성과창출의 함수관계에서 도출된 당연한 결과일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김 전무를 비롯한 임원들조차 초기에는 구성원들을 존중하고 인격체로 대하는 작은 관점의 차이가 이토록 큰 반향이 돼 돌아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회고한다. 다른 기업 임원들이 이곳 임원들에게 가장 많이 던지는 질문은 "도대체 이 모든 일을 가능하게 만든 비결이 무엇이냐"라고 한다. 임원들은 숨길 것 없이 대답하지만 외부인들은 '진짜 비밀'을 말해줄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 회사의 답은 하나밖에 없다고 한다. "다른 비결은 없습니다. 구성원들을 사랑한 것뿐입니다." 결국 사람에게서 기업 성장의 비밀을 발견했고 이를 실천한 결과물이 현재의 회사모습이라고 저자는 결론짓는다.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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