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조선업계 수주취소 사례 잇달아

금융위기發후폭풍? 일회성 사건?<br>서브프라임 사태로 선주사 자금경색 '불똥' 분석속<br>현재론 시황 잘못 판단등에 따른 해프닝說이 유력


금융시장 경색에 따른 조선 수주 취소는 일회성 사건인가, 아니면 거대한 쓰나미인가. 최근 세계적인 선주사들이 최초 선수금을 지급하지 않아 국내 조선업체에 발주한 선박계약이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우조선해양은 컨테이너선 8척, 6,190억원어치에 대한 수주계약을 해지했고 현대미포조선도 석유화학제품운반선 4척, 1,970억원어치의 수주계약을 취소했다. 양사 모두 올 초 유럽 선주사들과 계약을 맺어 각각 오는 2011년, 2012년 선박을 인도할 예정이었으나 두 선주사들이 선수금을 입금하지 않아 계약을 해지했다. 선박계약 해지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약 5년 만에, 현대미포조선은 선박신조를 시작한 지난 1999년 이래 처음 발생했다. 시장전문가들은 선수금 미입금으로 인한 계약취소의 원인에 대해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로서는 자금조달 과정에서의 실수와 시황에 대한 잘못된 판단에 따른 일회적인 해프닝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 대우조선해양이 계약을 해지한 독일의 NSB사의 경우 세계 1위의 컨테이너 차터 오너(소유선박을 직접 운영하지 않고 해운회사에 임대하는 선주)로 용선처를 구하지 못해 자금조달에 실패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차터 오너들의 경우 대부분 조선회사에 선박을 발주하는 시점을 전후해 용선업체와 계약을 맺고, 그 수익을 담보로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대출받는다. 2011년 이후 컨테이너 시황이 그다지 밝지 않다는 점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2006년과 2007년에 발주된 컨테이너선들이 2011년을 전후해 대부분 건조돼 시장에 나오기 때문에 공급과잉 현상이 우려된다”며 “최근 컨테이너선 운임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향후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고 전했다. 강영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약 금융경색에 따른 자금조달 실패라면 신규발주가 나오지 않아야 하는데 NSB는 현재도 신규발주를 지속하고 있다”며 “금융시장 경색에 따른 자금조달의 어려움이라기보다는 단순한 용선처 확보실패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제 현대미포조선은 계약해지를 공시한 날 곧바로 벌크선 수주계약을 발표해 계약해지로 인한 손실을 바로 복구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미국의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인 프레디맥과 패니매의 유동성 위기로 촉발된 세계 금융시장의 경색이 자금조달을 어렵게 했다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금융시장이 원활히 돌아갈 때는 대형 선주사들의 용선계약에 대한 은행의 신뢰도가 높기 때문에 대부분의 용선계약을 신뢰했지만 금융위기를 맞은 은행들이 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용하면서 이번과 같은 사례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후판 가격이 오르면서 선박 가격이 급등해 자금조달 규모를 확대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금융시장 경색이 추가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선주사들에 부담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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