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통화량 적정한가” 논쟁 불붙었다

◎물가안정·실업률 최고… 늘려야 할때 찬성/한은 반대속 재계 등 금리인하위해 「통화 확대론」 대두/지금이 경기 저점… 섣부른 확대 곤란 반대 최근의 경제상황이 경기순환상 저점이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통화수위에 대한 논란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89년이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지고 실업률이 4년만에 최고를 기록, 통화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경기저점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섣부른 통화공급확대는 금물이라는 주장도 만만찮다.  이같은 통화수위에 대한 논란은 최근 서서히 일고 있는 금리 6%대를 달성하기 위한 중장기 통화정책방향에 대한 논란과 연결돼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선진국형 경제로 나아가기 위한 경제기반조성 및 이에 따른 통화량 결정은 금리와 물가의 상관관계를 중심으로 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것이지만 보다 좁은 관점에서의 통화수위결정은 최근의 경제상황을 볼 때 당장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최근의 경제상황은 물가상승률이 89년이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지고 실업률이 4년만에 최고를 기록중인 가운데 경기저점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국면으로 요약된다. 물가와 실업측면을 보면 분명 통화공급확대가 필요하며 경기가 조만간 상승국면에 들어설 것이란 관점에서 보면 섣부른 통화공급확대는 금물이기 때문이다.  통화량은 지난 3월 M2(총통화)기준으로는 근래 보기드문 높은 수준을 기록한 반면 MCT(총통화+CD+금전신탁)기준으로는 17.8%로 사상최저의 증가율을 기록,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  올들어 지난 4월말까지 물가상승률이 전년말대비 2.2%에 그쳐 89년이후 최저수준을 보이고 있는 반면 지난해까지 2%에 머물던 실업률은 지난 1·4분기중 3.4%로 급상승했다. 그러나 산업생산은 서서히 회복조짐을 보여 1·4분기 증가율이 7.1%를 기록, 회복신호의 기준이 되는 7%선을 넘어섰다. 특히 3월 증가율은 무려 9.1%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통화량은 M2 기준 20.5%로 근래 보기드문 높은 수준을 기록한 반면 MCT 기준으로는 17.8%로 사상최저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 은행신탁제도의 대대적인 개편이후 MCT가 M2보다 더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지만 과거의 전통적인 지표인 M2는 자금시장에서 심리적 영향을 크게 미치기 때문에 아직은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M2보다는 MCT가 더 포괄범위가 넓고 객관성이 더 보장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안정기조를 해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통화공급을 다소 늘릴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상대적으로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이같은 단기적 접근과 함께 중장기적으로도 통화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재계는 물론 일부 국책연구원까지 금리인하를 위한 통화공급확대론을 펴고 있다.  통화당국인 한국은행은 『통화를 늘리면 일시적으로 금리가 내려가지만 곧 늘어난 통화가 물가상승을 유발하고 인플레 기대심리를 자극, 오히려 전보다 높은 수준으로 상승하게 된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  한은이 최근의 경제상황을 감안, 통화공급을 다소 늘릴만도 한데 그러지 못하는 원인이 여기에 있다고 보는 시각도 많다.  섣불리 통화공급 확대에 나설 경우 마치 통화당국이 통화공급확대론에 밀린 것으로 인식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하고 싶어도 못한다는 것.  한은은 『금리를 낮추려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차단하고 경상수지를 개선하는 등 좀 더 포괄적인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은이 이처럼 원론적인 입장을 지키고 있는 반면 재계를 중심으로 「파격적인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계는 특히 한은이 「통화량증가는 곧 물가상승」이라는 고정관념아래 통화를 공급해 오면서 기업들의 자금가수요현상을 오히려 부추겼다는 역논리까지 내세우고 있다.  가열되는 통화논쟁에도 불구하고 통화당국은 여전히 『효과가 의심스러운 상태에서 통화공급을 늘리는 조치를 취한다면 그 부작용으로 우리 경제의 체질개선노력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손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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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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